[머니투데이]
급증하는 부실 채권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중국 금융제도는 유동성 충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컨설팅업체인 맥킨지는 "중국 금융제도가 개선되고 중국 당국이 무수익여신(NPL)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무수익여신이 늘어나는 데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거론되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중국 금융제도는 잠재적인 유동성 쇼크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1999년 설립된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5600억 달러 가량의 부실채권을 처분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경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중국의 부실채권 규모가 막대하며 점차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FT는 전했다.
전날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무수익여신이 중국의 외환보유고 8750억달러(2005년 말 기준)를 능가하는 9000억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앞서 회계·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도 중국 금융권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기존 부실채권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무수익여신이 급증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FT는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것은 중국 은행들이 영리 추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자산 위기를 처리하는 방식이 미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방의 중소 은행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 금융당국의 규제가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이와 다르다. 중국 당국은 무수익여신 비율이 2005년까지 3년동안 약 10%로 반감됐다고 발표했다.
해외 상장돼 있거나 상장을 준비중인 중국 4대 은행 중 3곳은 지난해 12월까지 무수익여신 비율이 5%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자산관리회사로 옮겨진 것으로 이 곳에서도 1999년 이후 3300억 달러의 부실채권 가운데 1000억 달러 가량만 정리됐다.
E&Y의 잭 로드맨은 "중국은 부실채권 정리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으며 그저 한 국영 기업에서 다른 국영 기업으로 부실 채권을 옮겼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상장돼 있거나 상장을 준비중인 은행들도 막대한 부실채권을 안고 있어 중국 은행들의 기업공개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