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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칼럼] 상하이에 부유하는 뉴욕의 추억 – 제프리 헤씽 (Jeffrey Hessing)

[2010-05-21, 19:12:37] 상하이저널
거기엔 태양이 있고, 바다가 있고, 여름이 있고, 사랑과 낭만이 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을 하지 않는다. 태양이 있는 한 삶은 실패하지 않고, 태양과 함께 삶은 즐거움일 뿐이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이 보랏빛 자연을 사이에 두고 넘실대는 프랑스 남부의 해변. 한 예술 기금회에 초대되어 프랑스 남부로 거처를 옮겼다가 그대로 눌러앉아 자연과 더불어 그림을 그리며 산 지 삼십 년. 뉴욕 태생의 화가 제프리 헤씽은 어느새 그렇게 유럽인이 되어 버렸다.

그의 붓은 프랑스 남부의 물감을 달고서야 캔버스 위를 움직인다. 그림을 그리고, 와인을 마시고, 바에 나가 노래를 부르고, 자연 곳곳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하늘을 품고, 나무들을 쓰다듬고 보금자리를 틀고 살다보니 인생의 반 이상이 그곳에서 이루어졌다.

전시회를 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다니지만 그에게는 프랑스 남부가 집이다. 나무와 하늘과 산과 바다가 있는 곳,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런 곳만 붓끝으로 표현하던 그가 몇 년 전 상하이에 처음 왔을 때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상하이는 자연이라는 소재는 빠지고, 대신 사람과 건물과 발전을 향한 에너지가 뜨거운 욕구처럼 온 공기를 채운 곳이었다.

상하이의 중심인 황푸강이 보이는 건물에 자리를 잡고, 그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푸동과 푸시를 손시려운 줄 모르고 그려댔다.

나무와 풀, 덤불과 흙에 익숙해 있는 붓으로 딱딱한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를 그리자니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터치가 필요했으나, 그는 그것도 새로운 도전으로 여기며 생소한 소재의 매력에 빠져 들었다.

상하이는 아침과 한낮과 늦은 오후와 저녁에 각각 다른 색깔로 변하는 도시였다. 현재형의 사람들과 열정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낭만까지 함께 존재하는, 묘한 도시.
아트페어에서 처음 그의 그림을 본 사람들은 아름다운 유럽의 자연에 감탄을 하다가, 그 색감으로 그려진 상하이의 모습에 넋을 잃었다.

평소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상하이가 그들이 생각하던 것과 전혀 다른 색감과 분위기로 꿈틀거리며 살아 있었기에. 자신들에게 익숙한 풍경을 제프리의 붓으로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이 그를 자신의 사무실에, 건물 옥상에, 아파트 베란다에 초대하면서 그의 그림은 다른 각도에서 채워지는 상하이 풍경으로 더욱 풍부해지고 있었다.

상하이 외곽 호숫가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이에게 초대를 받아 갔을 때는 그곳의 호수와 그 주변에 넘치는 삶이 살아 있는 그림들이 몇 장 나왔고, 윈난에 초대받아 갔을 때는 중국의 또 다른 자연이 캔버스에 담겨 왔다. 그래도 중국 여행의 중심은 상하이이고, 그는 상하이에 돌아올 때마다 상하이를 그린다.

프랑스 남부의 태양색으로 상하이를 표현해 온 지 몇 년, 이제 그는 상하이의 야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낮에 보이는 풍경과는 다르게 밤에는 또 다른 얼굴로 태어나는 상하이. 사람들은 여전히 흥겨운 얼굴로 거리를 걷고, 웃고 떠든다. 마치 밤이라도 새서 영업을 할 듯 상점들은 환하게 불을 켠 채 밤거리를 밝힌다.

행인들을 유혹할 이유가 없는 건물들도 현란한 네온싸인으로 단장해 온 도시는 잠을 자지 않는 듯 번쩍인다. 24시간 깨어 있고, 에너지가 넘치고, 온갖 국적의 사람들이 꿈을 안고 모이는 곳. 상하이는 그에게 고향인 뉴욕을 떠오르게 한다.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전시를 해오던 제프리 헤씽이 이번에 상하이에서 솔로전을 갖는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그의 붓에서 탄생한 상하이의 야경들을 모은 것으로, 사람들과 건물과, 묘한 분위기의 공기, 밤하늘로 변신한 열정이 가득한 그림들이다.

제프리의 젊은 시절이 담긴 뉴욕으로 변한 그의 전시는 5월 15일부터 6월 2일까지, 나라나 아트 갤러리에서 이루어진다.

(주소: 상하이 양푸취 송후루 234호, KIC center, 장완 체육관 128실. 전화: 021-6519 1660/ 1367 152 0731)

▷나라나아트(www.narana.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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