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재구성
외국인 상대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소매치기와 범죄들. 누구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주 일요일 오후 친구와 약속으로 길을 가는데, 어느 중국인이 난감 하면서도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가 지금 돈뭉치를 주웠는데 누가 돈을 떨어뜨렸는지 봤냐며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데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겠지만, 그날 따라 착한 일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길거리를 둘러 보아도 돈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금 아쉬었지만 시간이 없어 먼저 가봐야 한다고 가던 길을 가려하자 그 중국인은 어차피 이렇게 되었으니 돈을 반씩 나눠 갖자는 것이다.
단호하게 “不要”를 외치고 돌아서는데 어떤 사람이 다급히 오더니 울먹이며 혹시 돈 뭉치 보지 못했냐는 것이다. 회사 공금인데 잃어 버렸다면서….나는 앞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천사 같기만 했던 중국인은 갑자기 돌변해 너무 강한 부인을 하였고, 훗날 나에게 올 보복이 두렵기도 했다.
그 돈을 잃어 버렸다는 사람은 우리가 의심이 되었는지 가방과 주머니 등을 한번만 보자고 했다. 솔직히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결백했기 때문에 허락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확인이 끝나고, 이곳에 더 있다가는 뭔가 더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은 느낌에 자리를 피했다.
그 중국인들도 자기들끼리 말다툼만 할뿐 나를 붙잡지 않았다. 정말 기분이 찝찝하기도 하고 무섭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돈을 잃어 버린 사람을 생각하니 정의롭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고, 돈을 주운 두 얼굴의 중국인을 생각하면 너무 세상이 삭막하기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둘러 약속 장소로 가서도 계속 아까의 상황이 생각나 밥을 제대로 먹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계산을 하려고 지갑을 연 순간 돈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 그들은 내 앞에서 생생한 연기를 펼친 전문 소매치기 단이었던 것이다.
평소에 소매치기나 범죄들이 다 다른 사람들 얘기라고만 생각 했었는데 막상 이렇게 당하고 나니까 중국이라는 나라를 다시 생각 해 보게 된다.
▷ 복단대 유학생 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