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잉 ~ 기념식도 아닌데, 웬 애국가?”
조금은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긴 했지만, 그렇게 1부 프로그램은 애국가 연주로 시작 되었다. 곧이어 모짜르트 교향곡 40번과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그리고 베토벤의 교향곡 제 9번의 합창곡을 주제로 한 변주곡 ‘환희의 찬가’가 연이어 연주되었다.
총 4곡의 전체 연주를 들으면서 작년 첫 창단 연주를, 아니 첫 단추를 어설프게 끼어 맞추며 다들 쑥스러워하며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서로를 쳐다봤던 첫 연습 날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는 단원도 19명, 피아노 반주자도 없이 아주 작게 시작 했었는데….
우여곡절 끝에, 지금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들을 지켜 온 결과 작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주말 마다 하는 연습을 기꺼이 해낸 우리 아이들의 노력 때문이고, 그 동안 일한다는 핑계로 별로 한게 없는 나 같은 엄마와는 달리 회장 엄마로서 묵묵히 궂은 일을 마다 않고 해준 회장인 희정 엄마, 그리고 더불어 힘들 때 서로 격려 해주고, 일을 맡아 준 여러 엄마들의 애정 어린 정성때문이리라.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쳐 가는 사이에 이 자빈 학생의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인 ‘My heart will go on’ 연주와 이하얀, 이민영 두 여학생의 바이올린 연주가 울려 퍼졌다. 그 동안 못 본 사이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생각에 저절로 흐뭇해지는 순간이었다.
1부 마지막 곡은 클라리넷 합주로 소녀시대 태연 양의 ‘만약에’로 모두의 귀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20분간의 중간 휴식을 마치고 2부는 첫 곡으로 바이올린, 첼로 앙상블로 파헬벨의 ‘케논’이(개인적으로 이 곡은 언제 들어도 늘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피아노 독주에는 한누리 학생의 라흐마니노프의 ‘prelude 전주곡 op. 3, no 2가 연주되었고, 진희정 학생의 오보에 독주로 하이든의 ‘협주곡 다장조’를, 플릇 합주로 ‘베토벤 바이러스’를 들을 수 있었다.
전체 연주에 비하면, 독주나 합주는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음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번을 기회로 아름다운 연주란 결코 정성과 시간이 부족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연주하는 본인이 즐길 수 있고, 만족 할 수 있을 때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감동을 선사 하지 않을까?
이어 전체 연주로서 중국 소주 민족 민요와 이 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인 ‘고향의 봄’ 그리고 마지막 곡으로 원더걸즈의 ‘노바디’ 연주 되어 함께 흥을 돋우며 박수와 함께 마무리 되었다. ‘정파’ 지휘자 선생님과 함께 우리 아이들이 준비한 작은 음악회! 선생님께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감사하고, 즐거웠었다고 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더 오래도록, 조금씩 발전하는 상해 청소년 오케스트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안경혜(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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