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용어 가운데 '멘탈 회계'가 있다. 마음속에 갖고 있는 회계 기준을 말한다. 예를 들어 로또 당첨금이나 도박으로 번 돈은 다른 돈의 가치보다 낮게 생각해 쉽게 쓰게 된다.
또 10만원에 산 주식이 12만원으로 오른 뒤 11만원으로 내리면 산술적으로 1만원을 벌었지만 1만원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멘탈 회계 기준이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바뀐 탓이다.
골프에서는 '멘탈 스코어'가 있다. 파4홀에서 ‘3온 2퍼트’와 ‘2온 3퍼트’는 똑같은 보기다. 그러나 3온 2퍼트를 한 사람과 2온 3퍼트를 한 사람이 느끼는 멘탈 스코어는 하늘과 땅 차이다. 3온 2퍼트를 한 사람은 보기를 최선의 스코어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2온 3퍼트를 한 골퍼에게 보기는 최악의 스코어다. 그의 멘탈 스코어는 파 아니면 버디였다. 자신의 멘탈 스코어가 어디에 맞춰져 있느냐에 따라 골퍼의 반응은 달라진다. 결과는 똑같지만 멘탈 스코어가 높게 책정되면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멘탈 스코어를 실력에 맞게 낮추는 ‘부드러운 개입’(넛지)이 필요하다. 멘탈 스코어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정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보기 플레이어라면 매 홀 보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그러면 2온 3퍼트를 하더라도 선방했다고 여겨진다. 최소한 파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멘탈 스코어를 넘어서는 ‘집착’이다.
80타대를 치는 골퍼들은 매 홀 파를 잡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히기 쉽지만, 80타대 중•후반을 치는 골퍼라면 보기를 하다가 6개홀 단위로 파 하나만 잡아도 87타 안팎을 칠 수 있다. 80대 초반 골퍼도 3개홀당 파 하나를 잡으면 만족할 만하다. 80타대 골퍼가 매 홀 파를 기록하겠다고 무리하면 심적 부담이 커지고 샷도 흔들리게 된다. ‘싱글 핸디캐퍼’라면 3개홀당 보기 1개를 받아들이자.
전 홀을 파로 장식하고 파5홀에서 무조건 버디를 하려고 덤비면 스코어는 어느 순간 80타대로 넘어간다. 한 홀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18홀 전체에 맞춘 멘탈 스코어 전략을 세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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