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위엔화 환율 시스템을 복수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구체적인 환율 책정 방안을 내놨다. 위엔화의 달러 페그제를 종료하고 위엔화 절상을 단행한 지 한 달 만이다.
22일(현지시간) 후샤오렌 인민은행 부총재는 웹사이트 성명에서 인민은행이 명목실효환율을 발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는 차츰 "환율 조정에 대한 기준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목실효환율은 통상 교역상대국들과의 무역 가중치 평균에 맞춰 산출된다.
후 부총재는 "현재의 경상계정과 자본계정, 국경간 자본 흐름 등 다양한 요소를 토대로 실효환율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차이는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19일 인민은행이 위엔화의 달러 페그제를 폐지하고 통화 바스켓과 연동된 새로운 통화 시스템으로 움직이겠다는 점을 시사한 데 따른 것이다. 후 부총재는 "달러 대비 위엔화 환율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어느 통화가 바스켓에 담길 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발표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디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위엔화 환율을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겠다고 밝힌 것은 투명성을 높이는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이 효율적으로 바스켓 제도로 움직인다면 달러와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독립성이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은 중앙정부의 승인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 유송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언제나 이런 시각을 갖고 있지만 결정을 내릴 권한은 없다"고 언급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올 하반기 정책과 관련해 안정성을 강조한 부분 역시 환율 시스템 개혁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한다. 원 총리는 이날 올 하반기 정부의 경제정책은 안정성을 기초로 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꾸준하고 빠른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지난 2005년 7월 다수 통화로 구성된 환율 바스켓 제도를 채택할 것이라고 처음 발표했었다. 그러나 2008년까지 3년 동안 달러 대비 소폭의 절상만을 용인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달러 페그제를 부활시킨 바 있다.
[기사제공: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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