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의 모든 학생들이 여름 방학을 보내는 중이다. 방학의 반 이상이 지난 지금, 상하이의 학생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내고 있을까?
한국에 와 방학을 보내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강남의 학원가에 모여 있다. TOEFL, SAT, AP과목에 오랜 경험과 실력을 갖추었다는 이름 있는 학원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이 상하이에서의 익숙한 얼굴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친척집에서 지내거나 엄마와 단 둘이 원룸을 얻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불편과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고 매년 많은 학생들이 한국을 찾는 이유를 묻자 외국의 국제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만을 위한 전문 커리큘럼에 대한 기대와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다른 나라에서 온 학생들과의 실력을 비교해 보며 마음을 다지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보기 위함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매일 SAT 모의시험을 보고 그 점수에 따라 5개 반으로 수준이 나뉘어져 수업을 받는다. 내 실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도 있고, 높은 반으로 가기 위해 좀더 신경을 쓰게도 된다.” “아프리카에서 온 학년이 하나 어린 친구는 항상 나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그곳은 학원도 없을 것 같은데,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책을 많이 읽는다는 그 친구를 보며 내 공부 방법에 대해 느낀 바가 많다” 대치동 S어학원에 다니는 학생의 말이다.
이 학생들은 대부분 하루 평균 4~5시간의 수업을 듣는 것이 보통이며, 많게는 8시간의 수업량을 소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루에 100개 정도의 단어를 외어내야 하고, 별도의 과제가 주어지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태도, 자기 관리 능력이 갖춰지지 않은 경우에는 소중한 여름 방학을 날려버릴 위험성도 있다.
상하이에서 온 학생들은 평일에는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주말이면 야구장, 영화관, 물놀이 공원을 다니면서 한국에서의 유쾌한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친구들과의 만남은 최고의 즐거움 중의 하나다. 서로 성장한 모습과 한국학교에 대한 정보도 들으며 유익한 시간을 보낸다. 또한 외국에 살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한 친척 어른이나 사촌들과 보내는 시간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 인턴활동을 하기 위해 상하이를 떠나있는 학생들도 있다. 신문방송학과를 지원하는 어떤 학생은 어렵게 방송국에 자리를 얻었다며 한 달 간 열심히 출근을 하고 있으며, 친척을 통해 유치원에서 보조교사로 인턴생활을 하는 학생도 있다.
“인턴활동을 반드시 한국에서 할 필요는 없고 가능하면 상하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학생들을 받아줄 수 있는 기관이 매우 한정되어 있어 할 수 없이 방학을 한국에서 보내게 되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상하이건 한국이건 우리 학생들은 어디서나 바쁘다. 학기 중이건 방학 중이건 역시 언제나 바쁘다. 이런 시간이 미래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바탕이 될 것을 믿으며 긴 여름 방학이 끝난 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구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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