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많은 중국시장에서 한국기업 ‘안전 지킴이’ 되려
한국수출보험공사 상하이 지사, "현지기업 실질적인 혜택 보장한다!"
납품기일을 맞추려고 직원들이 밤새워 납품한 물건대금을 상대업체가 차일피일 미루어 손해 보는 경우는, 중국에서 이젠 화제조차 되지 않는 허다한 일이 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워진 한국수출보험공사가 그 역사나 규모 면에서 동남아시아권의 선두를 달리게 된 것도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적 상황에서 볼 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르겠다.
공사 내에서도 가장 큰 시장인 중국, 그 중에서도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상하이 지사는 그래서 더더욱 많은 책임과 역할을 안고 있는데… 수출보험공사 조재혁 상하이지사장을 만나 그들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펴보았다.
“현재 중국에는 거의 모든 분야의 한국기업들이 진출해 있습니다. 따라서 수출보험공사가 도울 분야도 그만큼 많아지고 있지요. 특히 최근 영화, 게임 등 문화 컨텐츠 수출이 눈에 띄게 많아짐으로써 이에 대한 수출보험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한국수출보험공사 조재혁 상하이지사장은 경제 중심지인 중국, 특히 상하이에서 수출보험공사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서두에서부터 강조한다.
조 지사장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수출보험공사의 총 보험인수액은 73조원인데, 이중 중국에서만 9조원을 기록했단다. 여기에다가 중국 대만(1조9천억원)과 홍콩(3조5천억원)에서 인수한 것을 합치면, 중화권이 미국(14조원)을 제치고 1위를 점유한다고 한다. 이제 중국이 바야흐로 세계경제를 이끄는 중심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상하이지사는 지난 2004년에 개소한 뒤 한국본사와의 유기적 활동 속에서 상하이 및 장강 이남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출보험사고를 담당해 오고 있다. 보험인수 시 수출기업의 상대 바이어 신용도를 철저히 분석, 평가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보험 사고비율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조지사장은 말한다.
수출보험공사는 해외 통틀어 14만여개의 바이어의 신용정보를 보유하고 있고, 각 나라마다 자체 신용조사기관들과 협조해 해마다 재평가를 실시함으로써 바이어들의 신용을 조사한다. 중국에서도 유수한 현지 기관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한국기업들의 바이어인 중국기업들의 신용도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보험 들지 않은 기업에도 언제나 문 열려있어
현지금융제도 활용방안도 제시할 계획
“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사고를 당한 기업들의 요청을 받으면 언제라도 해결해 드리고 있습니다. 실례로, 지난해 4월 PCB 회로기판을 생산하는 한 기업이 중국으로부터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저희 공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왔는데, 수출보험 가입기업은 아니지만 상하이지사가 중재에 나서 대금회수에 성공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조 지사장의 말처럼, 수출보험공사 상하이지사는 현지 수출기업들을 위한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한국에 본사를 둔 중국주재기업만이 아닌, 중국 내에서 독자 운영하는 중소기업들도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중국의 수출보험공사와 공동 설명회 등을 통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수출보험공사는 신규 상품개발에도 열심이다. 최근 주요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보통신, 문화컨텐츠, 엔지니어링, 디자인, 유통 등 각 분야별로 수출에 따른 각종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게임 소프트웨어나 영화 등 문화 컨텐츠 수출한 뒤 러닝개런티를 못 받을 때 보상해주는 ‘지식서비스 수출보험’은 수요가 많아 인기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해외자원개발 후 실패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때 수출보험공사가 도와주는 ‘해외자원개발보험’상품도 개발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어 자금조달이 어려운 우리 기업들에게 반가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동안 현지기업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니, 수출금융 문제에 직면해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은행도 중국 내 특수상황 때문에 한국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기업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지요. 이에 중국내 수출지원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중국 현지 금융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조 지사장은 이를 위해 중국 수출보험공사와 공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현지업체들을 중국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관련 현지금융기관을 발굴해서 한국기업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수출이 있는 곳에는 항상 수출보험이 있습니다. 리스크 많은 중국시장에서 철저한 분석과 자료를 통해 한국기업들의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습니다.”그의 포부대로 현지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들에게 힘을 불어줄 수 있는 공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수출보험공사, 이런 곳입니다!”
수출기업 대금회수, 환율변동 보장, 바이어 신용정보 등 서비스
지난 68년 수출보험법이 제정된 이후 대한제보험공사, 외환은행, 수출입은행에서 대행해 오던 것을 지난 92년 산업자원부 산하기관으로 공식 설립되었다. 첫해 1조8천억에 불과하던 보험인수금이 지난해에는 73조원에 달할 정도로 많은 성장을 거뒀다.
한중 수교가 수립된 직후인 지난 93년 베이징지사가 설립되었고, 경제가 점차 화동중심으로 확대됨에 따라 상하이지사 설립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지난 2004년 개소된 상하이지사는 상하이 및 화동지역 한국기업들의 수출보험사고 해결을 위해 달려오고 있다.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수출기업들의 손실을 보장하는 분야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Political Risk(비상위험), 수출대상 국가 차원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와 Commercial Risk(신용위험), 즉 바이어와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이다. 이 두 분야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해결해서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안정적으로 기업활동 할 수 있게 하는 도우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사는 수출기업들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고 발생시, 해당 바이어를 찾아 사건조사에 나선다. 즉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상황파악 후 한국 본부에 알려 바이어에 문제가 있으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는 것.
이를 위한 다각적인 바이어 신용조사도 공사의 주요업무이다. 특히 중국 바이어에 대한 철저한 신용조사를 위해 중국 신용조사기관인 Sinotrust, Huxia-Credit와 협약해 상하이를 포함한 화동지역 기업들에게 신속한 바이어 신용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 환위험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환 헤지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수출보험공사는 이미 몇 년전부터 환변동 보험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환변동 보험서비스의 지난해 목표액은 당초 9조원이었는데, 그 두 배에 가까운 17조원을 인수함으로써 최근 기업들의 ‘환위험’인식의 절실함이 증명되었다는 게 조 지사장의 설명이다. 환변동 보험은 가입 후 환율이 떨어져도 가입 당시 환율을 적용,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환손실로 인한 경영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