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체육관에 도착해서 저우좡(周庄)행 왕복버스 9시 30분 출발 버스표를 샀다. 버스비는 150위엔. 알고보니 버스 왕복에 저우좡에 입장하기 위한 입장료까지 포함되어 있는 가격이었다. 간단히 신분과 소지품 검사를 통과하고 저우좡을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저마다 배정된 좌석에 앉고 나서 9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했다.
약 50분 후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만 걸어가니 저우좡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중국의 여러 수향(水香) 중의 하나인 저우좡은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만큼 수로와 수로 옆 가옥촌들의 전망이 뛰어난 곳이다. 유명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꾸준히 찾고 있다.
저우장의 많은 명소 중 쌍교(双桥)는 이 곳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장소이다. 두 개의 다리가 ‘ㄱ’ 모양으로 수직교차하고 있어 다리를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 쌍교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룻배를 탈 수 있는 곳이 나온다. 수향(水香)이니만큼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여유롭게 마을을 구경하면 정말 운치 있다. 배를 타며 노를 젓는 뱃사공들의 노래까지 들으면 한없이 평화로워지기도 한다.
허기가 돌아 배에서 내리자마자 식당을 찾았다. 물의 마을답게 다양한 생선과 새우, 조개 등을 요리하는 곳이 많았다. 어느 식당에서 이름 모를 생선요리와 저우좡의 명물 요리인 만삼제(万三蹄)를 주문했다. 특히 만삼제라는 요리는 우리나라의 족발과 비슷해서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전복사(全福寺)라는 절을 구경했다. 호수 위에 지어진 여러 사원들을 교묘히 연결하여 마치 물 위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절의 대웅전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청동불상이 있어 절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실로 불상의 엄청난 크기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서 전통 수공업을 하는 마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나뭇잎으로 만든 다양한 모형, 진주 목걸이, 유리를 세공한 장신구 등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었다.
구경하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돌아가는 버스 시간 때문에 더 오래 마을을 구경하지 못했다. 시간이 더 있었으면 더 많은 아름다움을 발견했을 것 같다. 하지만 전통적인 중국의 시골 풍경을 간직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와 달리 관광수입이 이 곳 사람들의 생계수단이 되어 도시적이고 상업적인 느낌이 들었던 것은 좀 아쉬웠다.
▷김필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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