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초•중•고 조기 유학생이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해 조기 유학 유행에 브레이크가 걸린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서상기(한나라당) 의원이 24일 공개한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 유학을 떠난 전국 초•중•고등학생은 1만8119명으로 2008년(2만7349명)보다 33.7%(923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중학생이 36%(8888명→5723명)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초등학생은 34%(1만2531명→8370명)가 감소했다.
연간 조기 유학생 수가 2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4년 이래 6년 만이다.
1999년 정부가 ‘조기 유학 전면 자유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 조기 유학을 경험한 학생들은 지금까지 15만명에 이른다. 조기 유학 찬성론자들은 학생들이 일찌감치 외국어와 국제 감각을 익히고, 다른 나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반면 조기 유학은 ‘기러기 가족’ 같은 가족 해체와 외화 낭비 등 사회문제를 유발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명과 암을 함께 갖고 있는 조기 유학이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유학업체들은 그 여파를 이미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서울 대치동에서 10년 넘게 유학원을 운영한 박모 원장은 “최근 2~3년 사이 학생 수가 20~30%는 줄어든 것 같다”며, “해외 대학•대학원 지망생 수는 그대로지만 국내 대학 진학이 어려워 ‘도피성 유학’을 꿈꾸는 고교생이나 1~2년간 어학 연수를 가려는 초•중학생들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상하이 지역에서 유학원을 운영하는 K원장도 “최근 몇 년사이에 유학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 유학 감소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직접적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조기 유학 보내 봤자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없더라”는 경험담에서 비롯된 비판론도 유학생 수를 줄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상하이저널(http://www.shanghaibang.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