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한 처음 라이대로 복원
같은 벙커에 A와 동반자 B의 볼이 빠져 버렸다. A는 볼이 날아갈 때 분명히 자신의 볼이 그린에서 더 멀리 떨어진 것을 보았기 때문에, 자신만만하게 먼저 벙커샷을 했다. 핀에 붙은 볼을 보고 의기양양해하며 그린으로 올라가는데 뒤에 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들린다. "어 이거 내 볼이 아닌데…*
아무리 눈으로 볼이 떨어지는 지점을 확인했다고 해도 막상 샷을 하기 직전에 볼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그만 상대방의 볼을 치고 만 것이다.
코스 내에서 다른 사람의 볼을 쳤을 경우에는 2벌타를 받고 볼이 있었던 지점에서 1클럽 이내에서 플레이스해야 하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벙커에서 실수로 상대방의 볼을 친 사람도 동일한 룰을 적용 받는가? 그렇지 않다. 천만다행히도 이 사람은 벌타를 받지 않는다.
골프규칙 15조 3항은 해저드 내에서 오구 플레이는 무벌타라고 명시하고 있다. 골퍼들이 해저드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워터해저드만 생각하는데, 벙커도 역시 해저드의 하나로 골프 규칙 정의 란에 나와 있다. 따라서 벙커에서 A가 실수로 남의 볼을 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가능한 한 처음에 있던 라이대로 볼을 놓은 후, 그대로 치면 된다.
워터해저드 내에서 오구를 쳤을 경우 역시 벌타 없이 원래 있던 곳에서 1클럽 이내에 가장 비슷한 라이에 볼을 놓고 치도록 한다. 이런 상황은 많은 일반 골퍼들이 잘 알지 못하고 꺼림칙해 하 는 부분이다. 해저드 안에서의 오구 플레이는 무벌타임을 분명히 기억해두자. 이 규칙은 아무리 봐도 골퍼를 배려한 부분이라 기분이 좋다.
볼이 해저드에 빠진 것도 서러운데 오구로 벌타까지 받으면 골퍼의 기분이 더 상할까봐 이렇게 규칙이 정해진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