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앤디 무커지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가 더딘 위안화 절상 속도를 지적하며 올해 위안화는 달러당 7.5위안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커지는 16일 '8위안? 7.5위안이 되거든 날 깨워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난해 절상조치 이후 8위안까지 이르는 데 거의 10개월이 걸렸다"며 "이런 속도라면 환율 유연성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0.9% 하락한 7.9990위안에 마감했다.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달러 기준환율도 7.9982 위안으로 지난해 7월 21일 위안화 절상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무커지는 "중국이 고정환율제를 폐지하고 다른 통화 가치에 따라 움직이는 복수통화바스켓을 채택한 후에도 위안화는 여전히 달러에 고정됐었다"며 지난 주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약 1.5%, 유로화가 1.3% 하락하는 동안 위안화는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게 그 예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위안화 절상 이후 아시아 6개국 통화를 비롯한 세계 31개 주요 통화는 위안화보다 강세를 보였다. 중국과 동시에 환율 절상을 감행한 말레이시아의 링깃이 4.7% 떨어지는 동안 위안화 환율은 1.4% 하락하는 데 그쳤다.
무커지는 "시장의 예상대로라면 달러당 8위안은 지난해 10월에 깨졌어야 했다"며 "선물시장은 위안화 환율이 올해 7.6815위안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는 큰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난달 중국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에 대해 "매우 상징적인 일이며 골드만삭스는 환율 조정 없이 기준금리를 3%포인트까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취약한 중국의 금융 제도는 이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원한다면 위안화 절상을 통해 중국은 수차례의 금리 인상 없이 재정 상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7.5위안까지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무커지는 "중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빠른 속도의 위안화 절상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들이 위안화 절상을 환율 개혁에 대한 국제 시장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위안화 강세는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는 지나친 우려"라며 "지난주 세계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촉구한 것처럼 중국이 세계 무역 불균형 해소에 관심이 없어도 중국은 내수 경제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위안화를 절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