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교민들이 상하이에 살고 있지만, 자녀들을 한국학교나 국제학교에 보내느라 중국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중국학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자녀들을 보내기 꺼려 하는 분들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학교와 중국학교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가장 다른 것은 교육방식이다. 중국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다. “중국학교 3년이면 암기의 달인이다.” 중국의 교육방식은 이른바 ‘초 주입식 교육’이다. 실제 어문시험에서 받아쓰기 섹션은 전체 시험의 10%정도 차지한다. 이 10%를 위해서 외워야 하는 범위와 양은 상당하다. 고대문학부터 현대문학까지 명언을 비롯해 고대 시조 등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은 물론 참고서를 따로 사서 외워야 한다. 中考 같은 큰 시험을 준비 할 땐 두꺼운 책 한 권을 달달 외워야 할 정도다. 중국학교를 1년만 다녀도 암기력이 상당히 향상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 이다.
중국학교의 재미있는 특징은 아침체조이다. 중국학교에서는 매일 아침마다 한국의 국민체조와 같은 광보챠오(广播操)를 한다. 중국학교의 광보챠오에 대한 사랑은 정말 대단하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어떠한 더위나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불굴’의 정신으로 매일 아침 꼭 체조를 한다. 아침체조를 함으로써 신선한 공기로 학생들의 뇌를 깨우고 자극한다. 매년 区단위로 체조 대회가 열리곤 하는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대회 전 주에는 아침, 점심, 방과 후 저녁에 남아서 체조 연습을 하기도 한다.
중국학교의 또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선후배의 위계질서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국학교에서는 선후배간의 엄격한 위계질서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중국학교에서는 학년이나 나이 상관없이 모두다 허물없는 친구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출생 년도로 나이를 많이 따지는 반면에 중국은 한 반 안에서도 나이가 적게는 한 살, 많게는 두 살도 차이가 나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한국의 뜨거운 사교육 열풍과 달리 중국에서는 아직 사교육의 문화가 자리잡지 않았다. 대신에 중국은 공교육이 상당히 잘 잡혀있다. 학생들이 되도록이면 학원을 다니지 않도록 선생님들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아침, 저녁 방과후 자습시간을 이용해 보충수업을 하거나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중국학교에서 바라보는 대학에 대한 관념도 다르다. 한국사회에서는 일단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취직하기가 힘들지만 중국에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직업학교와 일반학교를 갈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대학에 가고 싶은 학생들은 일반고등학교를 가고 자신이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기술이 있는 학생들은 직업학교에 들어가 졸업 후 바로 취직을 한다. 한국에서는 직업학교라고 하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좋은 직업학교는 오히려 더 우수한 성적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
중국학교와 한국학교는 어떻게 보면 비슷한 점이 많지만 다른 점도 참 많다. 중국에 살면서 한번쯤은 중국학교에 다니면서 중국을 피부로 느끼는 것도 매우 값진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고등부 학생기자 정재현(신홍차오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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