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류작가보다 혁명작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싶다’
중국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어떠한 문학작품을 배울까?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니만큼 수업시간에도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다룬 소설을 많이 공부한다고 한다. 이러한 중국의 사회주의 문학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가가 바로 중국인으로써는 처음으로 소련의 스탈린 문학상을 수상한 딩링 (丁玲)이다.
딩링은 1904년, 후난성 린리현의 부유한 가정의 딸로 태어났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어 가던 가문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몰락하고, 딩링은 근대적 사상을 지닌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후난성뿐만 아니라 상하이, 난징 등의 대도시에서도 고루 공부하며 루쉰등의 당대 최고의 문인과 교류했던 딩링은 1925년 좌파계열의 남자와 사랑에 빠져 교외로 거처를 옮긴다.
1927년 겨울, 그녀의 이름을 알린 ‘소피의 일기 (莎菲女士的日记)’를 집필하고 상하이로 돌아온다. 이때까지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중국여성의 고뇌와 방황 등을 주로 다뤘던 딩링은 연인이 국민당에 의해 체포되어 처형되자 좌파문학활동을 본격화 한다.
그녀는 공산당에 입당하고, 여성으로써는 최초로 홍군에 입대하는 등 활발한 사회주의 활동을 벌인다. 사회주의활동과 문예창작을 병행하면서 그녀는 ‘전선으로 가다’, ‘펑더화이 스케치’ 등의 사회주의문학을 집필한다. 토지개혁을 다룬 ‘태양은 쌍간강에서 빛난다 (太阳照在桑干江上)’으로 스탈린 문학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중국최고의 혁명작가로 우뚝 선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이 연속적인 성공만으로 이루어진 탄탄대로라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이다. 사회주의적인 그녀의 문학에 앙심을 품은 국민당 지지자들은 호시탐탐 그녀를 노렸다. 뿐만 아니라 공산당에 대한 자신의 불만, 특히나 공산당의 불합리한 여성 권리 보장 정책에 대한 공개적 비판으로 그녀는 우파주의자로 몰려 당에서 추방됐을 뿐만 무려 20년 동안의 노동개조와 5년 동안의 수감생활을 겪기도 했다.
그녀가 거두었던 성공 뒤에는 국민당에 의한 납치와 구금, 목숨을 건 탈출시도 및 자유로운 사상표출에 의한 마오쩌둥의 견책과 우파주의자라는 누명, 5년간의 투옥 등 여장부가 아니었더라면 견디어내지 못했을 고생이 숨어있다.
여성은 당연히 남성과 동등하기 때문에 여류작가라며 주목을 받는 것보다는 자신의 문학과 사상으로 평가 받아 혁명작가라 불리고 싶어했다던 딩링은 마지막 순간까지 문학과 함께하다 1986년 3월 4일 우리 곁을 떠났다. 비록 그녀는 떠났지만 많은 중국의 학생들과 지구촌의 사람들이 그녀의 책을 읽고 그녀와 공감하며 숨쉬고 있기에 그녀의 문학은 영원할 것이다.
▷고등부 학생기자 심효정(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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