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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표 칼럼] 한국에도 ‘장이모우’ 감독이 필요하다

[2011-08-05, 23:48:51] 상하이저널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쑤저우(苏州)와 항저우(杭州)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는 말이 있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쑤저우와 항저우를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친다. 특히 항저우에 대한 사랑은 절대적이다. 은퇴 후 편안하게 여생을 보내고 싶은 지역으로 너나없이 항저우를 꼽을 정도다.

항저우의 대표적인 명소는 서호(西湖)이다. 서호는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인 월나라 미인 서시(西施)가 태어난 지역이자, 시성(詩聖) 이태백이 달을 노래하고 아름다움을 찬양한 곳이다. 그러나 항저우에는 서호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인상서호(Impression, West Lake)’라는 공연을 빼놓을 수 없다. 항저우에 가서 서호를 보지 않으면 항저우에 다녀갔다고 할 수 없고, 서호에 가서 ‘인상서호’를 보지 않으면 서호에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인상서호’는 서호의 산수화 같은 풍경과 고도 항저우에 전해지는 전설을 가미한 블록버스터급 공연이다. 메인 테마는 서호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백사(白蛇)와 총각의 사랑 이야기이다. 연출자는 중국 영화계의 거장 장이모우(張藝謀) 감독. 계림 양삭에서 공연되는 ‘인상 유삼저’의 성공에 힘입어 그가 두 번째로 연출한 작품이 ‘인상서호’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때도 그랬듯 장이모우 특유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상상력과 그것을 자연 속에 체화시키는 능력은 경이로울 따름이다. 넓은 호수가 무대가 되고, 호수 뒤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산이 배경이 된다. 배경으로 보면 한 폭의 잘 그린 수채화가 따로 없다. 자연과 인간, 빛과 소리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조화를 이루는 공연도 환상적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발함과 웅장한 스케일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인상서호’는 2007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연간 50만 명 이상이 찾는 메가 히트작이다. ‘인상 유삼저’와 함께 연간 3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창출한다. 항저우는 ‘인상서호’ 공연이 있음으로 해서 그냥 한번 둘러보고 가는 관광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인상서호’의 의미는 단순히 관광 명소 하나가 추가된데 그치지 않는다. 기나긴 역사와 전설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현대적인 테크놀로지를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 작품으로 탈바꿈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한국 역시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인상서호’ 같은 공연작품이 없다는 건 무척 아쉬운 일이다. 장소야 경주 보문단지도 좋고, 서울대공원 저수지나 일산 호수공원도 가능하다. 게다가 ‘춘향전’ 같은 고전소설도 있고, ‘견우와 직녀’, ‘호동왕자와 평강공주‘와 같은 설화, 전설도 많다. 갖춰야할 요소는 모두 갖췄다. 필요한 것은 과거의 이야기를 현재의 기술과 결합하여 미래의 고부가가치 문화 콘텐츠 작품으로 재창조하려는 노력이다. ‘인상서호’가 볼거리와 흥행요소를 모두 갖춘 상품으로 승화한 데에는 장이모우 감독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에도 ’장이모우‘가 빨리 나타나야 한다.

홍창표
홍창표
 


-현 KOTRA 상하이무역관 부관장/부장
-전 타이베이무역관, 베이징무역관 부관장
-중국사회과학원 경제학석사
-'중국시장 중장기 진출전략', '중국투자실무가이드' 등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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