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근 우리나라의 환율이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하는 것은 외환시장 규모의 차이라기 보다는 양호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4일 '최근 환율 하락의 원인과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급격한 환율하락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KDI는 "일각에서는 우리 외환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환율변동성이 과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그러나 외환시장 거래금액이 우리보다 10배 가량 많은 일본과 비교해 볼 때 원화 변동성이 엔화에 비해 높지 않은 만큼 이런 시각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KDI는 "원화가치의 상대적 강세는 글로벌 달러 약세도 원인이지만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상승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빨랐고 외환위기 이후 기업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예로 KDI는 지난해 2.4분기 이후 1년 간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연 6% 내외로 일본과 유럽 등 주요 교역 상대국에 비해 높았다는 점을 들었다.
기업수익성도 외환위기 이전보다 2배 가량 높아져 외국자본이 꾸준히 유입됐고 자본수지도 4년 연속 흑자를 기록, 환율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KDI는 "일본은 최근 자본수지가 적자상태에 있어 엔화 대비 원화 환율이 빠르게 하락했고,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관리변동환율제도로 정부가 외환시장 조정에 나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화 절상 폭이 컸다"고 말했다.
KDI는 "환율 하락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과정이라면 환율 조정에 상응하는 총수요 조정을 유도하는 것이 현재의 경기상승세를 지속시키는 방법"이라며 "수출감소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소비의 견실한 성장과 투자 확대 유도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KDI는 "외화거래 자유화 조기시행, 자본시장통합법 추진 등 외환.자본시장 제도를 개선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개방정책을 통해 투자환경 개선, 생산성 제고 등을 유도해야 한다"면서 "한.중.일 간 환율 및 통화 정책방향 공조 노력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