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차이나모바일의 밀리콤 인수가 임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밀리콤은 룩셈부르크 이동통신업체로 차이나모바일은 밀리콤을 53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금액은 중국 기업 중 사상 최대이다. 이전 사상 최대 금액은 레노보가 17억5000만 달러(부채 포함)에 IBM PC 부문을 인수한 건이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간 협상은 막바지 단계로 최종 협상 타결이 조만간 성사될 전망이다.
밀리콤 인수는 화웨이 테크놀로지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에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 산업의 글로벌 팽창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유노칼 인수 추진이 정치적 문제로 좌절되는 등 선진국 기업 인수가 난항을 겪자 최근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문은 "중국 국영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전략적 산업 분야의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CNPC가 페트로카자흐스탄을 40억달러에 인수했고 이밖에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페루, 러시아, 스리랑카에서도 크고 작은 인수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당초 차이나모바일은 파키스탄 이동통신업체 지분 26% 인수를 추진했지만 탈락됐다. 결국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미리트 텔레커뮤니케이션즈가 파키스탄업체 인수에 성공했다.
밀리콤은 엘살바도르, 차드, 캄보디아 등 16개국에 걸쳐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이동통신회사다.
밀리콤의 룩셈부르크 본사에서 활동하는 직원은 고작 40명일 정도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대부분 직원들은 밀리콤이 진출해 있는 해외 지사에서 활동하고 있다. 본사 사무실도 빌딩이 아니라 빌라 지하에 있을 정도로 '절약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밀리콤이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펜하겐 소재 컨설팅업체의 존 스트랜드는 "밀리콤을 보면 물이 필요한 식물같다"며 "밀리콤의 주요 문제는 투자가 상당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리콤의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지난 3월31일까지 1분기 동안 밀리콤 가입자는 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3340만달러를 기록했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밀리콤은 1130만달러의 손실을 냈었다. 1분기 매출은 3억22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했다.
차이나모바일은 밀리콤 인수 후에도 경영에 자율성을 부과하며 별도 해외 지사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머징 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밀리콤 인수로 차이나모바일은 아프리카, 아시아, 중앙아메리카 시장에서 사업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밀리콤은 중국의 저가 장비업체와 손을 잡고 해외 이머징마켓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