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해외로 달아난 경제사범 처벌 문제로 중국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탐관오리’ 등 500여명에 이르는 이들 경제사범을 인도해줄 것을 각국에 요청하고 있지만, 외국 정부들이 경제사범에 대해서도 사형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중국의 법률체계를 이유로 송환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부는 지난 23일 ‘경제범죄 타격 연합 신문 발표회’를 통해 최근 해외로 도피한 경제범은 모두 800여명에 이르며, 이 가운데 320명은 인도받아 처벌했지만 아직도 500여명이 해외도피 중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중국신문>이 25일 전했다. 지금까지 처리된 320건에 연관된 금액은 모두 700억위안(약 8조7500억원)이라고 공안부는 밝혔다.
공안부는 현재 건국 이래 최대 경제사범인 라이창싱의 인도를 캐나다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푸젠성 샤먼의 ‘위안화’ 밀수단 두목인 라이창싱은 1999년까지 모두 100억 달러(약 9조원)어치의 상품을 밀수해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범들은 사형 등 형벌을 받았으나, 라이는 1999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달아나 ‘난민’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사범에 대해서도 폭넓게 사형을 집행해, 캐나다 등 국가들은 경제사범의 중국 인도를 꺼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라이를 인도받으려고 캐나다 정부에 사형 판결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고 <성시만보>가 25일 보도했다. 그러나 종범이 이미 사형에 처해진 상태에서 주범에겐 사형 면제를 약속할 경우 형평에 어긋난다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해외도피 경제사범에 대한 형량을 완화한다면 모든 경제사범이 무조건 해외 도피를 시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