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이 지난 3월 미국과 맞붙어 패배한 무선랜 보안 국제표준 투표결과에 불복해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무선랜 보안 기술 'WAPI' 개발팀은 28일 국제표준 경쟁투표 과정에서 미국전자전기엔지니어협회(IEEE)의 부정이 있어 투표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며 ISO에 제소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3월 7일 마감한 국제표준 투표에서 중국의 WAPI 기술과 미국 IEEE가 주도한 IEEE802.11i(이하 11i)가 경합을 벌여 24표를 얻은 11i가 8표 득표에 그친 WAPI를 누르고 표준기술로 잠정 채택됐다.
중국측은 제소장에서 "IEEE가 지속적으로 ISO 규칙과 도덕규범을 어기고 회원국들에 WAPI 반대표를 던지도록 유도했다"고 밝히고 이를 입증할 49개 항의 증빙내용을 첨부했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18일 두차례에 걸쳐 제출한 제소장을 통해 중국은 IEEE에 대해 조사를 벌여 엄정히 조치할 것을 ISO에 촉구하는 한편 IEEE에는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제소장은 투표결과 무효를 선언하고 11i가 안고 있는 기술적인 결함을 보완하도록 관련 기술을 되돌려 보낼 것을 ISO에 요구했다.
WAPI와 11i는 각각 중국 시뎬제퉁(西電捷通)과 미국 인텔사가 개발한 기술로, 지난해 10월 국제표준 채택을 놓고 ISO 직권으로 투표 절차에 착수했다.
신화통신은 WAPI 외에도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인 TD-SCDMA와 디지털TV 표준인 AVS 등 중국이 독자개발한 기술이 각국의 복잡한 이해에 부닥쳐 국제표준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WAPI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다면 이는 인텔 주도의 무선랜 보안 기술의 독점적 지위를 깬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신화통신은 덧붙였다.
중국은 WAPI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지 않더라도 국내 제품에는 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