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러시아에서 한국 기업에 팔렸다가 다시 중국 기업에 전매됐던 기구한 운명의 항공모함 민스크호가 31일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민스크호는 이날 오후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에서 경매에 부쳐져 당초 응찰했던 3개 회사 가운데 1개 회사만이 경매장에 나타나 결국 시작가격에 낙찰됐다.
낙찰가격은 1억2천830만위안(약 152억원), 새 주인은 주업종이 부동산 개발인 중신(中信)선전그룹이다. 민스크호는 지난 3월22일 1차로 같은 시작가격에 경매에 부쳐졌으나 그 때는 응찰자가 나서지 않아 유찰됐었다.
민스크호의 새 주인이 된 중신선전그룹의 궈지룽(郭志榮) 총경리는 "민스크호를 인수한 후 추가로 투자를 해 현재의 '세계항모.군사 테마파크'로 유지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선전 사터우자오(沙頭角) 해변에 자리를 잡고 있는 민스크호의 선체 및 그 부속시설, 설비, 관련 건축물, 차량 등 고정자산과 무형자산 일체를 인수한다. 구체적인 활용계획은 앞으로 1개월 내에 발표하기로 했다.
중신선전그룹은 중국중신그룹이 지난 1987년 100%를 투자해 선전에 설립한 부동산, 레저, 쇼핑, 엔터테인먼트, 제약, 유전공학 등에까지 투자하고 있는 복합기업체다. 총자산 60억위안에 19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민스크호는 구 소련이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지난 1978년 2월 니콜라예프 조선공장에서 탄생시킨, 러시아의 자존심이 담긴 키예프급 중형 항공모함으로서 태평향함대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소련 해체 후 경제사정이 극도로 나빠지자 러시아는 연간 1억5천만달러나 들어가는 유지비를 댈 수 없다는 이유로 1992년 이 항공모함을 러시아 해군에서 퇴역시킨 후 국제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민스크호는 33개 국가에서 군침을 흘렸으나 결국은 장착된 무기가 모두 제거된 상태에서 1995년 한국의 한 기업에 팔렸고 한국에서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고철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1998년 다시 중국 기업에 팔렸다.
이후 수리를 거쳐 선전 해안에 자리잡은 민스크호는 2000년 9월께부터 세계항모.군사 테마파크로 변신했으나 2005년 소유주인 '선전시 민스크항공모함 세계실업유한회사'가 파산선고를 받음으로써 경매에 부쳐져 다시 주인이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