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ㆍ홍콩=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부동산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긴급 안정대책을 내놓았으나 아직 이렇다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중국인들은 여전히 집을 사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과 홍콩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최근 발표한 올 1분기 중국화폐정책 집행보고를 통해 2005년 10월말 기준 전국 10대 도시 가정의 평균 수입 대비 채무비율이 38%로 안정적인 수준에서 벗어났다고 밝혔다.
채무상환율이 50%인 가정을 예로 들 경우, 이는 한달 수입의 절반을 부채를 갚 는 데 지출한다는 의미로서 그렇게 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게 된다.
특히 상하이, 베이징, 톈진(天津) 등 3개 도시는 50∼44%로 은행관리감독위원회가 설정한 경계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금융발전실 이셴룽(易憲容) 주임은 주택 대출금 상환액 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8∼35%선이면 비교적 합리적이며 35%를 초과할 경우 생계에 압박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인민은행 보고서는 지난해 말 현재의 부동산경기 상황이 반영된 것이지만 중국 정부가 올들어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놓은 뒤에도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포털 시나(新浪)가 최근 벌인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59%가 정부의 진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구매 계획을 바꾸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게다가 응답자의 61%는 중국 정부 9개 부처가 공동으로 내놓은 거시조정책이 "단시간 내에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고 부동산 가격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4분기 중국 주요 70개 도시의 주택가격은 작년 동기 대비 5.5% 상승한데 이어 지난 4월에도 5.6%가 오르는 등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정부의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택전매에 대한 영업세 부과 기준을 종전 2년에서 5년으로 바꾸기로 하는 등 담보대출, 세제 등 전방위적인 부동산 안정대책을 추가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우한(武漢)의 부동산 입찰경매에선 한 부동산이 평당 58만3천위안(약 6천880만원)의 가격에 팔리면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중원(中原) 부동산개발 고문 루청(陸成) 부사장은 "부동산 투기자들의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부동산 영업세 강화조치도 이들에겐 고려 대상에만 포함될 뿐 부동산경기에 영향을 끼치기엔 미흡하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한 주택공급이 여전하기 때문에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