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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도 회사채를 발행해 볼까요?

[2012-05-21, 15:32:43] 상하이저널
[최정식 칼럼]
우리 회사도 회사채를 발행해 볼까요?
 
매출이 갑자기 반토막으로 떨어진다면

EU에서 진행되는 경제위기는 그 끝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리스가 곧 파국에 직면할 것 같고 그 다음 순번으로 스페인이 주목된다. 작년 하반기에 발발한 유럽의 경제위기가 진화되지 않고 계속되자 나 홀로 버텨주던 중국 경제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중국에서 경영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던 한국계 투자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좋은 성과를 보였던 한국투자기업이 금년 1분기 동안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못한 것 같다. 자동차업계와 화학업계는 아직은 견조한 매출세를 보여서 그나마 다행이다. 매출이 증가세를 이루며 영업이익이 누적되던 기업이 어느 날 갑자기 매출이 반토막으로 떨어진다면 이를 어찌 할 것인가? 회사가 적자로 전환되면 운전 자금이 당장 부족하여 외부에서 조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금조달 방법은

회사가 자금이 부족한 경우 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거나 아니면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를 새로 찾는다는 것은 경영권을 나누는 문제라서 쉽게 결정할 일은 아니다. 할 수 있다면 좋은 조건으로 외부자금을 차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자금조달 방법은 은행에서 대출받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중국은행에서는 예대율 제한으로 우량 고객이 아니면 대출이 쉽지 않다. 대출받기 위해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한국에서라면 이러한 경우 회사채를 발행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서 대부분의 외상투자기업은 외국에서 외채를 차입하여 문제를 해결해왔다. 이러한 외채조달은 투자총액과 등록자본금의 차액의 범위에서 가능하기 때문에 역시 한계가 있었다.

이랜드 중국법인 화사채 발행

그런데 최근 몇몇 외상투자기업이 중국에서 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니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계 기업으로는 이랜드 중국법인이 지난 5월 초순 회사채를 발행하여 5억 위안을 표면금리 연 5.65%로 조달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모집설명서에서 밝힌 조달 자금의 사용용도는 채무구조개선, 운영자금 보충이라고 한다. 이제 외상투자기업도 중국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성장 잠재력 무궁한 중국 채권시장

중국의 자본시장은 크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으로 양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채권시장의 시가총액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보다 큰데 중국은 아직 그러하지 못하고 다만 거래량에서 채권시장이 주식시장을 조금 앞서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채권시장은 아직 미성숙하다. 반대 측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하다. 중국의 채권시장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많이 발견된다. 그 특이한 점의 배경과 원인은 나름의 역사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채권시장 발전에 대한 중국의 국가 정책이 초기에 부재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정책은 당시 처한 경제 상황에 대한 응급 대책 수준에서 입안되었고 개별 정책이 사후적으로 굳어지고 각기 맥락이 다른 정책이 일견 모순되어 혼재함으로써 전체적으로 통합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회사채 중기어음 활성화

중국에서 채권은 발행 주체에 따라 국채, 금융채, 회사채, 위안화채권(팬더본드)로 구분할 수 있다. 회사채는 발행 조건에 따라 기업채, 단기융자채, 중기어음, 집합어음으로 나눌 수 있다. 이랜드 중국법인이 발행한 채권은 중기어음이라고 한다. 중기어음은 주식회사가 아닌 비금융 유한책임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로서 채무상환 능력이 견실하고 최근 1 회계연도에서 순이익을 실현하고 순자산의 40% 범위 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이다. 이 중기어음은 지난 2011년 4월 29일에 발표된 <은행 간 채권시장 비금융기업 채무융자도구 비공개 발행규칙>에 힘입어 보다 활성화되었다. 즉 2011년 5월 4일 현재까지 중국오광그룹회사, 중국국전그룹회사 및 중국민항공업그룹회사 등이 자금 조달을 위해 중기어음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발행된 전체 채권에서 중기어음은 약 10.6%에 해당한다.

외자기업의 회사채 발행 제도보완 기다려야

중국의 채권유통시장은 거래소 시장, 은행간 채권시장, 상업은행 창구매매시장으로 구별되는데 중기어음은 은행간 채권시장이라는 중국 특유의 채권시장에서 유통된다. 은행간 채권시장은 공개시장은 아니지만 주요 금융기관이 참여자이고 중국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다는 점에서 비교적 엄격한 규제를 받는 시장으로 전체 채권시장에서 약 90%를 차지한다. 따라서 중기어음을 발행하려면 이랜드 중국법인과 같이 상당한 정도의 자산규모와 신용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 수준에 있는 외상투자기업이 중기어음이라는 회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려면 제도보완을 좀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지평지성 상하이지사장
법무법인 지평지성 상하이지사 지사장으로 5년째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또한 국내 조선기업의 중국 옌타이시 조선소공장에 대한 설립 자문, 국내 석유화학기업의 중국 난징시 석유화학 합작기업 설립 자문, 국내 건설사나 국내 증권금융기관의 중국 부동산개발과 관련하여 법률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 등이 있다. jschoi@jipyo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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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상해지사 지사장으로 2007년부터 근무 중이며 한국 본사에서는 6년간 중국업무를 담당했다. 북경어언문화대학과 화동정법대학 법률진수생 과정을 이수했으며 사법연수원의 초대 중국법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법제처 동북아법제자문위원회의 자문위원, 한중법학회의 이사, 상하이총영사관 고문변호사, 코트라 차이나데스크 자문위원, 상해한국상회 자문위원, 서안한국상회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중국 관련 논문으로는 「소주공업원구 법제에 관한 연구」, 통일부, 2006, 「중국의 해외투자 및 한국의 투자유치정책 연구」KOTRA, 2010, 「중국 상표관리 종합메뉴얼」특허청, 201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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