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신의 중국을 답하다]
중국 감세정책에 거는 기대
고용 근로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부담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특히 최근 들어 불만이 도처에서 분출하고 있다. 인건비가 빠르게 오르면서 인건비 자체 부담도 크지만 급여와 연동되어 움직이는 사회보험료를 감당하기가 기업으로서는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사회보험료율은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다. 양로, 의료, 상해, 실업, 생육 등 5대 사회보험이 근로자 기본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자그마치 41.5%나 된다. 전세계에서 사회보험료 비율이 급여의 40%가 넘는 국가가 모두 11개 국가인데 이중에서 10개국은 사회보장이 잘 되어있기로 정평이 난 유럽에 있다. 중국의 현실은 어떤가? 거둬들이는 것에 비해 정부의 사회복리비용 지출이 턱없이 적다는 불만이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어 있다. 중국정부가 지출하는 사회보장비용은 사회보험기금의 10%에 불과하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 되는 리커창 부총리는 경제성장을 평가할 때 성장률 자체보다는 전력사용량, 철도화물 운송량, 은행대출규모 세 가지 수치를 위주로 판단한다고 한다. 이 세 지표를 한번 살펴보자. 올 4월 중국의 전력사용량이 아직까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발전량은 작년 4월에 비해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 들어 현재까지 철도화물 운송량 증가율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신규 대출도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이 생산둔화에 자금난까지 겪고 있는 와중에 인건비 인상 압력이라는 거스를 수 없는 시류를 타고 있는 게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업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투자를 유도하고, 근로자 주머니를 열어 소비를 늘리고자 한다면 사회보험료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올 3월 양회에서 전국인대 대표인 용요우그룹의 왕원진 이사장은 기업의 사회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정부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보험료가 아닌 기업소득세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국 정협위원인 TCL의 리둥셩 이사장은 작년 TCL의 매출액이 6.8억 위안, 순이윤이 16.7억 위안이었는데 기업소득세가 42억 위안으로 순이윤의 2배가 넘는다고 토로했다. 중국 매체도 사회보험료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올 초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를 보아하니 시간이 꽤 걸릴 수도 있겠지만 이 문제가 아주 외면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정부는 올해 재정정책의 주요 화두로 구조적 감세정책을 내세웠다. 구조적 감세정책이란 세수개혁 방안 중 하나로 특정목적을 가지고 특정대상을 타깃으로 세금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저소득자의 개인소득세율 인하가 구조적 감세정책에 해당한다.
물론 아직까지 사회보험료율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감지하기 어렵다. 세율을 낮추는 게 보통 문제인가. 낮추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진다 하더라도 시행되기 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전에 중국정부로서는 사회보험기금 수익률을 높여 한정된 자금으로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할 필요가 있다. 노령화가 심화될수록 사회보험기금 부족이 늘어날 것이다. 이미 중국의 80세 이상 인구는 2000만 명이 넘는다. 앞으로 노령연금을 탈 노인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2035년이 되면 사회보험기금 부족이 극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미래 어느 시점부터는 매년 1,000억 위안의 사회보장기금 적자가 예상되다 보니 중국정부도 국채, 은행예금에만 투자하던 사회보장기금을 올해부터 회사채, 금융채 등 고수익 상품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다음단계로 중국정부가 강조하는 구조적 감세정책이 빠른 시일내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구조적 감세정책을 쓰는 김에 외국인에 대해서도 좀 고려를 해주었으면 한다. 지난번 개인소득세 공제기준 올릴 때 외국인의 경우 사실상 변동이 없었다. 고물가로 애로를 느끼기는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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