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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차오원쉬엔(曹文轩)의 '비'를 읽다

[2012-06-29, 23:04:39] 상하이저널
매년 그렇듯이 상하이의 6월은 늘 젖어있다. 일상의 모든 것들을 비와 함께 생각하고 계획하여야 한다. 햇볕이 간절하지만 이제 그것은 그리움과 기다림으로 받아들일 줄 알고 천천히 조급함을 하나씩 내려놓는 것도 몸에 베어가는 듯하다.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을 무심히 바라보던 어느 날 ‘비’란 제목의 중국의 유명작가인 '차오원쉬엔'의 소설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밖의 빗소리를 들으며 '비'를 읽어 내려가며 난 글속으로 뻐져들어 갔다. 배경은 작가의 고향인 중국의 남방인 강소 염성의 작은읍 유마지라는 마을이다. 홍수로 범람한 물위로 관뚜껑을 의지하고 두원조와 그의 부친은 유마지로 떠내려오고 그리고 그곳 대지주 정요전의 집에서 머슴일을 하게 된다.

정요전에게는 채근이라는 딸아이가 있는데 두원조와 가까이 지내게 된다. 같은 마을에서 제재소를 운영하는 구반촌 이란 사람에게도 구자동 이란 아들이 있다. 이 세아이들은 잘 지내는 듯 하지만 채근과 자동의 가세에 비해 두원조의 위치는 늘 초라하기만 하다. 이렇게 소설은 이 세사람을 위주로 전개된다.

어느날 갑자기 포성소리와 함께 군대가 부대를 끌고 유마지로 와 '토지개혁'을 하기 시작한다. 부유했던 정씨집안은 하루아침에 쏟아지는 빗물과 같이 모든 것을 빼앗기고 그리고 유마지의 모든 상황들은 뒤바뀌고만다. 누구도 꺾지 못할 것 같았던 부의 권세가 꺾이고 기울어버린 정요전과 구반촌, 이런 폭풍같은 시대속에서 곱게 자라는 소녀와 사랑하면서도 바라만 보는 두원조의 채근을 향한 애절한 사랑 그리고 그사이의 또 다른 소년 자동. 그들은 이 유마지에서 자라며 사랑하고 상처주며 인생을 비와 함께 살아간다.

이 글에서 하늘이 양을 땅이 음을 나타낸다면 비는 양과 음을 연결해주는 사랑을 상징한다는 오묘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관뚜껑을 의지해 유마지로 떠내려온 두원조의 우여곡절의 삶과 삶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북방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습한 기후 속에서 살아가는 남방인의 또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속에서는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삶과 죽음 악함과 더러움 사랑 질투 등 아름다움과 추악함이 한데 엉겨 비와 함께 각양의 다른 색깔을 보이고 있다. 소설은 유마지에 삼십년만에 큰 홍수가 나고 제방위로 대피한 사람들은 두원조의 관이 떠다니고 있는 보는 것으로 끝이 난다.

책장을 덮으며 난 이곳 상하이의 빗줄기와 습한 기운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비와 함께 이어지는 글을 읽으며 내 몸이 흠뻑 비에 젖어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칭푸아줌마(pbdmo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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