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만 되면 출근하기 싫은 월요병. 휴가가 끝나도 직장까지 따라오는 후유증. 아이들 또한 긴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가며 새로운 학기에 대한 불안감(Back to School Jitters/First-Day-of-School Jitters)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9월이면 국제학교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고 상해 교육환경의 특성상 학교를 옮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재적응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새 학기를 앞두고 느끼는 불안감은 더 심할 수 있습니다.
연령대마다 아이들이 느끼는 새 학기 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막 유치원이나 초등학교로 들어간 아이들이라면 가정과 다른 환경에서 새로 익혀야 하는 여러 생활/학습 규율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어려움이겠지만, 일반적인 새 학기 증후군은 이러한 규율이나 학습적인 부담감보다는 인간관계의 변수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 만나는 선생님이 자신에게 호의적일지, 새로 사귀는 친구들이 자신을 매력적인 친구로 봐줄지, 바보 같은 실수로 주변 친구들로부터 억울한 ‘낙인’이 찍히지 않을지 등등 말입니다. 과거에 이와 관련된 부정적인 경험이 있었다면 그 경험이 각인되어 새 학기 증후군이 더 오래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새 학기 증후군을 완화시키기 위해 부모와 학교/학원의 교육기관에서는 학기 초에 좀 더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합니다. 새 학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오는 시기이기 때문에 친구들 모두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선생님들조차 비슷한 두려움과 설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상기시켜준다면 새 학기 불안감을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친구들을 사귀고 싶고, 잘 적응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할수록 자신의 모습 그대로 행동하기보다 주변에 소위 ‘잘 나가는’ 친구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군가 최신 스마트폰으로 주목을 받았다면 같은 기종을 가지고 싶고, 누군가 유행하는 음악을 잘 알고 있으면 집에 가서 그 음악을 찾아보고 싶을 것입니다. 이런 심리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행동이 정말 자기다운 행동인지 생각해보고, 자기다운 행동에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때 다른 사람들도 그런 모습을 인정해주고 긍정해준다는 점을 부모가 조언해주어 아이가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더 좋은 모습으로 자신을 계발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어야 합니다.
최근 왕따 및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하지만, 자신의 아이가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비하여,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편입니다. 단지 물리적인 폭력만이 아니라 타인을 무시하고 면박주어 자존감을 다치게 하는 모든 언행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인지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또한 아이들은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미래에 생길 일에 대한 공포감이나 부모가 느낄 우려와 실망에 대한 걱정, 자신의 억울함이 공감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으로 침묵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당한 일에 대해 의지할만한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이를 즉각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학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 혹은 매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인지시켜, 학교/교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혼자 고민하기보다 털어놓음으로써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가을학기가 되면 저도 새 학생들을 많이 만나는데, 직업상 매 학기, 매 달 새로운 학생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새로 온 학생들이 느끼게 될 불안감에 무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들 하나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챙긴다고 하면서도 한 달 뒤 점검해보면 분명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지 못한 아이들이 생기곤 합니다. 가까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환한 웃음이 보이려면 아이들에게 웃어보라고 요구하기 전에 먼저 다가가 빛으로 밝혀줘야 한다는 걸 다시 되새겨봅니다.
▷김아림(SETI 종합학원 영어과 강사)
ⓒ 상하이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