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달 초 소매치기 강도를 뒤쫓다 격투 중 흉기에 찔려 쓰러진 뒤 9일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중인 중국 지린(吉林)시 조선족중학교 류광춘(16) 학생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류 군은 지난 5월5일 저녁 오후 11시께 친구 김 건 군과 함께 시내를 걷다 왕모(여)씨가 가방을 소매치기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곧바로 뒤쫒아 가 강도를 붙잡았고, 이 과정에서 격투 중 강도가 휘두른 칼에 찔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강도 4명은 이들과 함께 교통방송을 들은 택시기사 100여명, 경찰에 의해 일망타진됐다.
병원에 실려간 류 군은 응급수술을 받았고, 이 소식을 접한 피해자 왕씨는 1천200위안(14만2천원)을 들고 달려왔으며 강도를 잡는 데 도움을 준 택시기사 100여명도 수술 중 피가 모자란다는 방송을 듣고 달려와 앞다퉈 헌혈했다.
택시기사와 시각장애인, 중학생 등이 병원을 찾아 '어서 건강을 회복하세요'란 메모와 함께 성금을 놓고 간다는 보도가 현지 길림신문에 소개되면서 중국 지린시를 비롯한 전역이 이 조선족 학생에 감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입원중인 류 군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1만위안(118만원)의 병원비를 체불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그를 돕기 위한 온정은 다시 밀물처럼 몰렸다.
중국 '정의용사'(정부로부터 의인으로 인정받은 사람) 13명은 지난 6일 류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위로했고, 중화정의용사기금회는 류 군에게 기금 3만위안(356만원)을 전달했다. 친구와 함께 강도와 싸운 김 건 학생에게도 5천위안(59만4천원)이 주어졌다.
창춘(長春)의 조선족기업가 박모씨는 길림신문에 5천위안을 보내면서 "류 군의 건강이 회복돼 복학하면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00명이 넘는 익명의 독지가들도 '사회 풍기가 더욱 좋아지기를 희망한다' 등의 메시지와 후원금을 전하는 등 온정이 이어졌다.
지린성 공안국은 2명의 학생에게 '정의수호자(見義勇爲)' 칭호를 신청했다.
길림신문 관계자는 "중국 전역은 물론 한국과 필리핀 등으로부터 성금 문의전화와 e-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오고 있어 따뜻한 인간애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