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TV 프로그램을 보면, 떼쓰고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아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곤혹스럽고 인내의 한계를 느낄 때가 바로 아이들이 마구 화를 내고 통제가 안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 이유도 없이 혹은 별 일도 아닌데 왜 저럴까?’라는 생각에 이해가 되질 않고, 아이가 화를 자주 내거나 심한 경우라면, 반복되는 상황에 지친 나머지 ‘도대체 자식이 아니라 웬수야, 날 괴롭히려고 더 그러는 것 같아’ 라는 식으로 바라보게 되기 쉽습니다.
보통 아이가 화를 낼 때, 부모 역시 화를 통제하기 어려워 맞대응 또는 힘겨루기 상태로 빠져들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야 아이를 제어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그래야 나쁜 버릇을 고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아이가 화를 낼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이에요.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숨어있다고 말이에요.
예를 들어, “엄마 나빠, 엄마 미워”라고 말하면서 엄마를 때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엄마가 뭐가 나빠? 너는 잘했어? 나도 너 미워”라는 식으로 똑같이 대응하기 보다는 “엄마한테 불만이 많구나. 엄마가 네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서 화가 났나 봐”라고 이야기하면서 아이의 감정과 바램을 읽어주는 건 어떨까요? 아이가 화를 내는 것은 그만큼 불만 때문에 생긴 마음의 불안정을 견디기 어렵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욕구불만을 표현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의 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는 욕구가 무엇인지 찾아내서 알아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아이의 감정과 욕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점점 더 화를 내게 되고 떼와 짜증이 늘어나게 될 것이며, 심지어 억눌린 화는 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 부모인 내가 화를 잘 내는 편인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아이 눈앞에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 당연히 아이 역시 자제력 없는 아이가 됩니다. 이런 경우라면 우선 부모인 내가 감정을 조절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화가 나는 것을 억지로 참고 마음속에 담아두라는 말이 아닙니다. 화를 낼 수는 있지만, 화를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합니다. 억눌린 분노는 언제가는 더 크게 터져 나오게 마련이므로, 다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화를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진정 사랑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은 아이가 기분 좋아 보일 때나 내 눈에 예뻐 보일 때, ‘사랑해’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력이 크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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