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교민 신변안전에 각별한 유의 당부
100여개 도시서 시위벌여, 일본기업 1400억원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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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통제시킨 상하이 일본영사관 주변 도로 |
댜오위다오(조어도) 영토분쟁을 둘러싸고 반일시위가 중국 곳곳에서 이어졌다. 만주사변일인 9월 18일에는 시위양상이 극에 달했다. 전국 100여개 도시에서 시위를 벌였고, 일본 업체 휴업, 방화, 약탈, 구타 등 민간인 피해소식도 전해졌다. 반일시위로 일본기업의 손실이 100억엔(약 14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며칠간 상하이 일본총영사관 주변은 시위대로 인해 차량이 통제됐다. 구베이 인근 일본 식당과 업소들이 문을 닫거나, 시위대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간판을 가리고 중국국기를 달고 영업을 하는 마트도 눈에 띈다. 일본인이 많이 거주하는 홍메이루(虹梅路) 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도 한산한 모습이다.
상하이 일본학교 이틀간 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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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휴교한 상하이 일본학교 |
또 상하이 일본학교는 17~18일 이틀간 급기야 휴교령을 내렸고, 정문에는 공안차량이 지키고 서 있다. 19일부터 등교를 했지만 여느 때와 달리 조용한 등굣길 풍경이었다. 심지어 로컬학교에 다니는 일본학생들마저도 사고방지를 위해 등교를 하지 않을 만큼 중국 내 일본인들은 긴장 속에 보내고 있다. 영토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한국 교민들도 우려 섞인 마음으로 이러한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일본브랜드 자동차는 만일 사고를 대비해 모두 지하에 주차하고 있다. 일본음식점 홍메이식당(虹梅食堂)도 평소 요리사가 3명인데 1명이 자리를 지키는 정도고, 일본계 편의점은 중국국기를 달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손님이 별로 없다. 언제쯤 일상으로 돌아갈지 괜히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홍메이루에 거주하는 서 모씨는 인근 지역 일본인들의 위축된 모습을 전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장기화될까 걱정스러워 한다.
일본식당 40여곳 시설파손 약탈
쑤저우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쑤저우 일본회사에 근무하는 재미교포 윤 모씨는 “중국생활 6년만에 이렇게 심한 반일 시위는 처음이다. 일본직원들이 공포에 떨고 있고, 출퇴근 택시타기도 두려울 정도”라고 밝히고 “일본인에 대한 구타, 상해 등 여러 가지 루머가 나돌아 불안감을 더욱 조성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또 일본식당이 밀집해 있는 쑤저우 신구(新区) 상예제(商业街)에 시위대가 몰려 약 40개 일본 식당 시설물을 파괴하고 약탈해 아직까지 복구가 안된 상태라고 전한다.
쑤저우에 진출한 한국계 A사 관계자는 “회사에서 운행 중인 일본 자동차에 급히 중국국기를 구입해 차량 전면 유리에 비치하는 등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전한다. 또 일본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모 한국기업은 중국국기, 태극기와 같이 나란히 게양되어 있던 일본국기를 급히 내리기도 했다.
이우 5시간 동안 거리시위 벌여
저장성 이우도 예외는 아니다. 물류업에 종사하는 김 모씨는 9월 18일 9시 18분 시중심에서 출발한 시위대가 약 5시간 동안 ‘댜오위다오는 중국땅’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전한다. 500명 시위대에 200여대의 오토바이가 공안들의 교통 통제를 받으며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누볐다는 것.
이처럼 반일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자, 중국 공안은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일 것을 호소함과 동시에 타인의 합법적 권리와 생명 안전을 침범할 경우에는 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총영사관 교민 신변안전 당부
상하이총영사관도 교민들의 신변안전을 당부했다.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최근 중국내에서 반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교민들께서는 일본인들이 자주 다니는 장소(식당 등)에의 출입을 가급적 자제하고, 일본인으로 오인될 수 있는 언행을 삼가는 등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했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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