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췐루 협화학교 등교시간이었다. 아침 8시 무렵, 협화와 1004마트 중간 지점(포츈 호텔 정문 맞은편)에서 한 엄마가 두 아이의 바퀴 달린 가방을 양손에 끌고 각 아이들은 가방 옆에 서서 엄마와 대화를 나누며 걸어 학교를 향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그 엄마 뒤에 한 남자가 같은 속도로 쫓아가며 그 엄마의 가방을 뒤적이는 것이다. 처음에 그들의 가족이려니 했다. 왜냐면 그 엄마가 메고 있는 가방을 그 남자가 한참 뒤적거렸기 때문이다. 뭘 꺼냈다가 이게 아니다 싶은지 넣어놓고 다시 다른 물건을 꺼냈는데, 그러는 동안 그 엄마가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남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설마!!’
약 2~3분 동안 일어난 일인데 그때부터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그 남자가 훔친 물건을 확인 후 그 자리에 서서 도로에 정차되어있는 차들을 쓱 훑어보는 것이다. 그 위협적인 눈빛이란…. 약간 검은 빛이 도는 피부, 마른 체형에 턱수염을 기른 그 남자. 그 남자가 돌아서자 그 뒤엔 아기를 앞으로 맨 비슷한 피부의 여자가 큰 우산을 쓰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그 둘은, 아니 셋은 바로 길을 건너 포츈호텔 앞을 지나 우중루 방향으로 급하게 가버렸다.
운전을 하고 오는 내내 정신이 멍했다. 그런데 길 양쪽으로는 아까 그 엄마처럼 두 아이의 가방을 손수 끌며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학교를 향하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홍췐루 치안은 상하이시와 우리 영사관이 해결할 문제다. 그리고 우리 엄마들은 바퀴달린 가방 정도는 아이에게 직접 끌게 하고 각자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언제 당했는지도 모르게 당한 우리 교민들 사례, 나를 포함해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이날 아침에 아이들 등교시간에 이런 상황을 목격하고 나니 잃어버릴 소지품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 안전까지 걱정이 된다.
▷정민주(noogooz@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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