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관리들, 중추절 맞아 상경 행렬 30일부터 국경절과 중추절(추석)을 합쳐 장장 8일 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앞둔 중국에서 상품권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법제일보(法制日報)가 28일 보도했다. 경기 침체 국면 속에서도 유독 상품권 시장만이 호황을 만끽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명절을 맞아 뇌물성 선물로 상품권을 주고받는 세태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선물을 주는 것보다 받는 사람이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고를 수 있는 상품권을 주고 받는 것은 중국에서 새로운 선물 문화로 정착됐다.
선물용 상품권은 백화점, 대형 마트, 슈퍼마켓. 식당 등 분야를 모두 망라한다.
가격은 수백위안부터 시작하지만 그 위로는 사실상 제한이 없다.
가을철에 인기가 있는 민물 게를 파는 베이징의 한 업체의 경우 398∼3천598위안(7만∼63만6천원)짜리 상품권을 팔고 있지만 고객이 원하면 얼마든지 더 높은 금액의 상품권을 찍어 준다.
중국에서는 이런 상품권이 공공연히 뇌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절 인사를 핑계로 각종 공직자에게 줄을 대려는 사람들은 무기명으로 추적이 쉽지 않은 상품권을 건네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특히 백화점 상품권과, 대형 마트 상품권 등은 받는 사람이 일정한 수수료를 제하고 바로 되팔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인민대 법대 류쥔하이(劉俊海) 교수는 "일부 상품권은 액수가 매우 커 문제가 된다"며 "친지, 친구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청렴 의무가 있는 공직자들은 마땅한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각종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상무부 규정에 따르면 상품권 카드 발행업체는 1만위안(176만원) 이상을 한꺼번에 사가는 고객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
또한 1천위안 이상의 상품권 카드에는 구입자의 실명 정보가 담겨야 하며 액면가 5천위안 이상의 상품권 카드는 발행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규정이 시장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올해 초 중국선물산업연구원이 통계국, 상무부 자료 등을 취합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선물 수요는 7천684억위안(135조8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2천629억위안은 각 기관과 기업이 구입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베이징청년보는 명절을 앞두고 베이징에 상경해 고위 관리들에게 인사를 핑계로 선물을 건네는 지방 관리들이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베이징에서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선물 배송 수요가 몰리면서 한 주 내내 도심 교통이 심각한 마비 사태를 빚기도 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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