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는 미국과 일본 및 유럽과 다르다. 선진국에서 최근 대대적 통화확대 정책을 펴고 있지만 중국은 부화뇌동하지 않고 중국의 ‘안정적 통화정책’의 독자노선을 고수할 것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번 주에 개최한 ‘3분기 통화정책 정례회의’에서 “안정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며 상황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미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3차양적확대정책(QE3)을 발표하고, 일본도 채권구입기금 규모를 10조엔 확대하는 등 통화공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에 대한 인민은행의 공식 반응이다.
인민은행이 독자노선 고수를 선언한 것은 중국과 미국 등의 경제상황이 다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 물가불안 상존, 부동산 버블 재연 우려 등으로 섣불리 돈을 풀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실업률이 떨어지지 않고 경제회복이 지연되면서 통화공급을 확대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은 성장률이 7%대로 떨어졌지만, 이는 통화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국제경제의 부진과 중국내 구조조정에 따른 것이어서 통화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의 루중위앤(盧中原) 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상하이와 광둥(廣東)성의 수출과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고 있지만 이는 전통제조업에 국한될 뿐”이라며 “중국의 첨단기술산업의 수출은 최근 경제부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장옌셩(張燕生) 학술위원회 사무국장도 “중국 경제가 지난 8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신규 취업자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1.2%에 달했던 11차5개년계획(2006~2010년) 동안보다 좋다”며 “이는 중국 경제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7%대로 떨어졌지만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왕이밍(王一鳴) 거시경제연구원 부원장은 “IMF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금융위기에 빠진 뒤에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데는 대략 7년이 걸리는데 올해는 2008년 위기 이후 5년째”라며 “7% 성장률은 과거 30여년 동안 두자리 성장했던 것에 비해는 낮지만 중국의 GDP가 이미 47조2000억위안(8496조원)에 달한 것을 감안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이 통화공급 확대를 꺼려하는 것은 물가불안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인민대학교의 궈졔(郭杰) 경제학원 부원장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지난 7월에 1.8%, 8월에 2.0% 등으로 안정됐지만 국제원유가와 곡물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불안은 여전하다”며 “중국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면 물가가 빠르게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통화공급 확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다시 자극할 우려도 있다는 미국 일본 유럽의 통화공급확대로 핫머니가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데, 중국이 통화완화정책을 펴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의 옌샤오나(?小娜) 국제금융 및 국제경제연구실 부주임은 “미국 등의 통화공급 확대로 달러와 달러화 표시 자산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핫머니가 신흥시장으로 유입돼 신흥시장의 물가와 자산가격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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