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중국 대학 입시에서 고득점 수험생들의 홍콩 대학 입학이 붐을 이루고 있다. 고득점자들이 기존의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 입학을 외면하고 홍콩으로 모여들면서 중국 내 명문대 순위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인터넷 신문인 인민망(人民網)은 9일 "대학 입시 고득점자들이 딱딱하고 단조로운 국내 명문대를 기피하고, 자유롭고 선진적이며 영어로 수업을 하는 데다 장학금도 풍부한 홍콩의 대학들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해 대학 입시에서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최고 득점자가 모두 홍콩 과학기술대학에 입학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홍콩 과학기술대학에 입학한 중국 본토 학생들의 평균 성적은 베이징대와 칭화대 입학자 수준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이어 "베이징 명문 고등학교인 인민대학 부속 고교의 경우 올해 대입시험 응시생의 10%가 홍콩의 대학에 입학원서를 냈으며 대부분 상위권"이라며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은 이제 응시생들이 선택하는 유일 최고 명문이 아니다"고 전했다. 신문은 고득점 수험생들의 홍콩 대학 입학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7일과 8일 이틀 동안 치러진 올해 대학입시 수험생들 중 '홍콩행'을 택할 고득점자 행렬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이 중국의 수재들을 끌어 모으는 주요 이유는 풍부한 장학금과 뛰어난 교육 여건, 자유롭고 발달한 서방식 교육 분위기 등이다. 중원(中文)대학과 홍콩과기대학 등 홍콩 대학들의 4년 장학금은 50만 홍콩달러(약 6000만원)에 이른다. 장학금이 거의 없는 중국 대학에 비하면 파격적이다.
아울러 영어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홍콩의 여건도 한몫한다. 매년 새 개정판 교재를 사용하는 홍콩 대학에 비해 1995년도판을 아직 사용하는 중국대학의 열악한 교육 환경도 우수 학생들의 홍콩 대학 입학을 부추긴다.
아울러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홍콩 대학들의 학술 수준, 영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는 홍콩 대학의 분위기 등도 중국 우수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요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