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베이징올림픽 건설 책임자인 류즈화(劉志華.57) 베이징 부시장이 부패 혐의로 전격 파면됐다.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11일 류 부시장의 생활이 퇴폐적이고 타락했다는 이유를 들어 면직 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홍콩 언론이 12일 보도했다.
위원회는 "류 부시장의 잘못에 대한 사실과 증거가 명확하고 사안이 엄중하다"며 "당 기율과 공직자 윤리를 위배했을 뿐 아니라 그의 행실이 사회풍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시의 건설, 주택, 교통, 체육시설을 맡아온 류 부시장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체육시설 건설 프로젝트 책임자로 일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올림픽 개최 준비에 적잖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랴오닝(遼寧) 출신의 류 부시장은 부시장 9명중 서열 4위로 베이징시의 노동.건설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고위 공직자다.
중국 당국이 밝힌 '퇴폐적 생활'이란 통상적으로 고위 공직자가 정부(情婦)나 첩을 뒀을 때 쓰는 표현으로 여기엔 수뢰, 횡령 등 경제비리도 뒤따랐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비교적 청렴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류 부시장은 정부를 둔 것 외에도 베이징시 교외에 비밀리에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호화 주택을 마련하고 퇴폐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감찰부는 류 부시장의 생활 문제 외에 예산 횡령 등 올림픽 건설공정 과정에서 비리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류 부시장 사건은 개인 문제로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이라며 "올림픽 준비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 부시장은 지난 98년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시 당 서기가 도시개발 관련 비리로 면직된 이후 베이징시에서 부패 혐의로 파면된 최고위직 공직자가 됐다.
지난 2003년엔 당시의 멍쉐눙(孟學農) 베이징시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면직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