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중국의 경기과열이 심상치 않다. 고정자산 투자가 다시 늘고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가격이 뛰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2004년 이후 2차 경기과열 징후가 일고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6일 이같은 경기과열 우려로 인해 현재 7.5%인 저축성 금융기관의 예금 지급준비율을 다음달 5일부터 8%로 0.5%포인트 상향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번 지급준비율 상향조정은 신규 대출 및 통화량 억제를 통해 경기과열을 진정시키려는 긴축정책의 일환이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도시지역의 고정자산 투자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만 7438억위안(약 930억달러)이 투자됐다. 2004년부터 중국 경제정책을 위협해온 과잉투자 움직임이 다시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연구소 연구원안 왕샤오광(王小廣)은 중국 신문과의 회견에서 “이 같은 현상은 전년의 투자액이 적은 결과로 수치상 나타나는 반등현상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경제 내부에 다시 투자 붐이 일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04년 이후 2차 투자과열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고정자산 투자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중국경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와 함께 부동산 시장의 불안도 계속되고 있다. 70개 주요 도시를 조사한 결과 5월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롄(15.2%) 선전(13.7%) 베이징(9.0%) 등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자고 나면 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무역 흑자를 기록하면서 너무 많은 돈이 시중에 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중국 내 총통화(M2) 증가율은 지난 5월 19.1%에 이르렀다. 4월에는 18.9%였다. 올해 통화 증가율 목표 16%선을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대출 증가액은 이미 2조1200억위안에 달해 올해 목표치 2조5000억위안에는 3900억위안의 여유밖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