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영화 ‘광해’는 광해군 8년 ‘승정원일기’에서 사라진 보름간의 기록에 가짜 왕 ‘하선’의 행적이 담겨 있다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영화 '광해'의 소재가 된 '승정원일기'는 조선시대 왕명(王命)의 출납(出納)을 관장하던 승정원에서 매일매일 취급한 문서와 사건을 기록한 일기로 군신간의 대화를 가감없이 기록해 현장성과 객관성이 뛰어난 조선시대의 최고 기밀기록이자 당시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이다.
그러나 국보 303호이자 2001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승정원일기’ 아직 한글로 완역되어 있지 않고, 앞으로도 83년이 지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섭 의원(민주통합당)이 고전문학번역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승정원일기의 한글 번역 작업은 총 4,000책의 10%인 420책에 불과하며, 43책을 번역한 2012년의 인력과 예산으로는 나머지 3,580책을 번역하는 데 83.3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승정원일기뿐 아니라 영조 28년부터 1910년까지 국왕의 동정과 국정을 기록한 국보 제153호이자 역시 세계기록유산인 '일성록'도 60년 이후에나 한글화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선조들의 문화유산은 보존하는 것 그 자체보다 다음 세대들이 이해하고 교훈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비정규직이 32%에 달하는 현재의 고전문학연구원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예산도 대폭 확충하여, 우리 고전을 번역하는 연구자와 학자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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