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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북촌, 전통 공방 메카로 떴다

[2012-09-30, 23:00:00] 상하이저널
서울 종로구 북촌(北村).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지역을 일컫는 이 말은 주로 '한옥마을'로 통용돼왔다. 가회동·삼청동·재동 일대 전통 한옥길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고즈넉한 정취를 담고 있다.

그런 북촌이 '한국 전통 공예'의 메카로 떠올랐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지난해 북촌 일대를 공예디자인 문화산업의 중심으로 발전시키는 '지역공예마을 육성 시범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서울 곳곳에 산재돼 있던 전통 공예 장인들이 북촌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이에 발맞춰 최근 북촌 골목 곳곳에 숨겨진 전통 공예 공방을 소개하는 지도 '북촌오감도(五感圖)'까지 나왔다. 이른바 '북촌 공방길' 지도로, "공방에만 초점을 맞춘 최초의 지도"란다.

북촌의 이런 '운명'은 조선시대 때 이미 예고됐다. 당시 왕실과 관청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만들던 경공방(京工房)들이 이곳에 밀집돼 있었기 때문. 이번에 진흥원이 펴낸 '북촌오감도'에는 그 북촌 경공장(京工匠)의 후예 공방 26곳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한복·옻칠·천연염색·인형·연·금박·장도(粧刀)·소반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북촌 골목을 호젓하게 걷다가 눈에 띄는 공방에 들어서면 장인들의 작업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일부 공방에선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청원산방'은 소목장 심용식 장인의 공방이다. 전통 창호가 장기인 심 장인은 "한옥 전체에 30여종 170여개의 문·창문이 달려 있다"고 했다. '갤러리 미르'의 정은자 장인은 보자기, 섬유 등 규방공예가 전문. "호텔에 근무하다 외국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한국의 전통미에 관심을 느끼고 공예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도래 장인의 불교미술 공방 '북촌가'에서는 단청을 활용해 현대적으로 표현한 회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연(鳶)을 만드는 리기태 장인의 '리기태전통연공방'에 걸린 색색의 연은 그래픽 디자인 작품을 연상시킨다. 최정인 장인이 운영하는 '우리빛깔공방'은 규방공예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리는 데 주력하는 곳이다. 삼해소주(전통주), 태사혜(침선), 색실누비공방(누비), 설경나래옷(한복) 등 4곳은 다소 먼 거리 때문에 지도에는 없지만, 지도 속 QR 코드를 인식하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북촌오감도'는 15일부터 각 공방과 북촌 관광안내소에서 무료로 일반에 배포된다. 최정심 진흥원장은 "북촌 지역 장인들은 각각의 솜씨도 뛰어나지만 서로 협업하면 무궁무진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한국 공예의 '드림팀'"이라며 "경공장의 전통을 계승할 수 있도록 지원해 자생력을 갖춘 공예마을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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