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출과 통화 공급이 예상보다 증가한 것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 시각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전반적 침체에도 결코 '경착륙'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했다는 쪽이다.
반면, 이것이 연말연시를 앞둔 계절적 요인에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수출 수요가 본격 회복되지 않는 한 정상 궤도 재진입이 어렵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세관이 지난 13일 밝힌 바로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은 한해 전보다 9.9% 증가해 1천863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앞서 실물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나온 5.5% 증가(중간치 기준) 전망을 크게 웃돈 것이다.
중국의 지난 9월 통화량(M2 기준) 증가율도 전달보다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이 지난 13일 밝힌 바로는 14.8% 증가해 8월 증가 폭 13.5%를 웃돌면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월가 전문가들은 9월 M2 증가 폭을 13.7%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이 올해 M2 증가율을 14%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앞서 밝힌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 수준을 넘어선 것은 '실질적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기조임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평소 수준을 크게 웃도는 환매조건부채권(RP) 역 구매를 통해 시중에 자금을 대거 공급했다. 은행의 지급준비율이나 금리를 낮추지 않고도 실질적으로 추가 완화 정책을 구사하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바클레이즈의 홍콩 소재 창젠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권력 교체를 위한 당 대회를 앞두고 수출이 예상보다 더 늘어난 것은 고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추가 완화 압박을 늦추는 효과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가격 재상승과 중기 인플레 가중 우려가 통화 기조 완화에 부담"이란 점을 상기시켰다.
노무라홀딩스의 홍콩 소재 장지웨이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예상을 넘어서는 수출과 통화의 긍정적 지표는 중국 경제 모멘텀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함을 의미할지 모른다"면서 "지난 몇 주간 이어져 온 긍정적 신호들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지표가 현 4분기 성장이 전분기보다 호조를 보일 것임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3분기 연율 기준 7.4%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 원저우의 재계 로비 그룹을 이끄는 저우더원은 월스트리트 저널 15일 자 회견에서 "상황이 2008년보다 더 어렵다"면서 "당시보다 더 힘들고 위기가 광범위하게 전이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6개월이 특히 중국 수출기업에 고통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노무라의 섀넌 오칼라한 애널리스트도 저널에 "올 초만 해도 대부분의 미국 기업은 '중국이 하반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여름이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더 나빠질 것'이란 비관론이 중론"이라고 경고했다.
비관적 시각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수출 지표가 예상 외로 좋게 나온 데 대해 연말연시 선적 등의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저널은 중국 내수에 대한 비관적 전망도 제시된다면서 주문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계약 기간도 짧아지는 추세가 완연하다고 전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주문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그나마도 멕시코와 캄보디아 등 다른 지역으로 분산되는 경향도 완연하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중국의 인플레 가중 우려도 나왔다.
인민은행의 이강 부행장은 지난 14일 "인플레가 올해는 (아직) 괜찮다"면서 연말까지 2.7%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갈수록 농산물과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선진국의 완화 기조도 중국의 인플레 가중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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