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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나는 이미 멋지고 괜찮은 아이

[2012-10-16, 16:23:43]
친구의 장점을 칭찬하기 보다는 단점을 가지고 놀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옵니다. 장난으로 그랬을 뿐이라고, 단지 재미나서 그랬을 뿐이라고 하며 전혀 타인의 마음 같은 것은 상관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말입니다.

“혹시 어디에 찔려 보거나, 다쳐서 상처가 나고 피가 난 적이 있었던 친구 있어요?”
“정말 많이 다쳐서 수술을 했었던 적이 있었던 친구는요?”
“저요, 저요, 저요”
모두들 손을 들어대기 바쁩니다.

“그 때 어떠했었나요?”
“정말 많이 아프고 무서웠어요.”
“지금도 많이 아프나요?“
“지금은 괜찮아요.”
“맞아요, 다쳐서 피가 나거나 수술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그 아픔이 없어져요.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아주 오래전에 다쳤던 곳이 아프고 또 아프고 더욱 많이 아파올 수도 있는 병이 있대요. 그것이 무슨 병인지 아세요?“

“그것은 마음의 병이래요. 그 병은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나쁜 말이 크고 작은 가시로 변해서 그 사람의 마음 깊숙이 박혀서 생기는 병이래요. 그 병은 의사의 수술로도 고칠 수가 없는 병이래요.”
“피부가 가시에 찔려도 아픈데 마음에 찔렸으니 얼마나 아프겠어요.”
“친구를 때려서 상처 나게 하는 것보다 나쁜 말을 해서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더욱 그 친구를 아프게 하고 병들게 하는 거예요.”
“천사반 친구들은 좋은 말, 기쁜 말만을 서로서로 주고 받았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외모, 환경의 약함으로 인해서 상처 받는 아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까만 피부로 인해 친구들에게 자주 놀림을 받았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내게 와서 친구들이 자기를 쵸코 우유라고 놀린다고 울상을 짓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놀린 친구들을 야단 쳤지만 내가 이 아이를 언제까지나 그 놀림에서 지켜 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에게 자신과 친구들이 약점으로 생각하는 그것이 생각을 바꾸면 강점으로도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ΟΟ야, 너의 까만 피부는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피부란다. 많은 연예인들이 건강해 보이는 까만 피부를 갖기 위해서 일부러 썬탠을 하는 것을 너도 알고 있지? 그런데 너는 돈도 안들이고 이렇게 멋진 피부를 갖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니?” 어느 날, 별명을 소개하는 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자기의 별명은 초쿄 우유라고 당당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그 아이를 보면서 흐뭇해하였던 적이 있습니다.

고학년을 담임하면서 다문화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해서 부끄러워한다는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었습니다. 사회 시간에 다문화 가정에 대하여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한 아이가 다문화 아이들을 가리키며 “선생님, ΟΟ, ΟΟ, ΟΟ는 다문화 가정이지요?” 라는 말을 하자, 그 순간 그 아이들 중 몇몇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바꿀 수 없는 환경으로 인해서 순간순간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아가야 되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실제로는 그 약점이 강점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모른 채 평생을 살아갈 수도 있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말입니다.

“선생님은 사실 다문화인 아이들이 부럽단다. 선생님은 부모님이 모두 한국 분이셔서 한국말 밖에 못한단다. 하지만 다문화인 아이들은 부모님 중 한 분은 한국 분이시고, 또 다른 한 분은 다른 나라 분이시잖니?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이중 언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단다.”

“너희들이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가장 큰 재산이 되는 것이란다.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취직을 하는 것도 이중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된단다.”

“얼마나 좋은 일이니? 다문화인 아이들은 부모님께 더욱 감사를 드려야한단다. 두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고 배울 수 있도록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이지.” 이 말을 하자 그 아이들의 얼굴이 다시 밝아집니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소중하고 특별한 가치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잊은 채 약점에 얽매여서 마음속의 가시를 키워가며 남모를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그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됨을 느낍니다.

우리 천사반 친구들은 약점을 더 이상 마음속의 가시로 키우지 않고 자신만의 특별한 강점으로 변화시켜 오히려 그 약점을 자랑할 줄 아는 담대한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하여 불안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감사할 줄 아는 아이, “나는 이미 멋지고 괜찮은 아이” 라는 것을 깨닫고 진정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으로 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침내는 그 감사함과 행복함으로 이 세상을 향해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 속의 가시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품을 줄 아는 진정한 천사들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괜찮아 -최숙희-

개미는 작아.
괜찮아!
영차영차 나는 힘이 세.

고슴도치는 가시가 많아.
괜찮아!
뾰쪽뾰족 나는 무섭지 않아.

뱀은 다리가 없어.
괜찮아!
사사사삭 나는 어디든 잘 기어가.

기린은 목이 너무 길어.
괜찮아!
길쭉길쭉 나는 높이 닿아.

타조는 못 날아.
괜찮아!
다다다다 나는 빨리 달려.

그럼 너는?
괜찮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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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교육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후 경기도 소재 초등학교와 상해한국학교에서 19년 동안 현직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좋은수업만들기대회, 인성교육연구대회에서 1등급 등을 수상했으며 교재연구록대회, 학급경영아이디어대회에서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kimhanna-1@hanmail.net    [김한나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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