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중국에서 대학 졸업시즌이 다가오고 있으나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졸업예정자들의 취업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9월이면 중국의 실업률이 사회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전문 주간지인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 최신호는 대학입학 정원 확대 정책으로 늘어난 대학생들이 올해 사회로 쏟아져 나오면서 대졸 실업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중국의 대졸자는 작년보다 75만명이 늘어난 413만명으로서, 5년 전인 지난 2001년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증가했다.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신문학과의 한 졸업예정자는 중국경제주간과 인터뷰에서 "이미 12곳에 이력서를 냈지만 회답을 받지 못했다...전문대 졸업생을 뽑는 회사에 푸단대, 자오퉁(交通)대 등 명문대 석사 졸업생들이 입사원서를 제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한 택시운전사는 "과거 국가가 직장을 분배해 주던 시절에는 비록 좋은 직장은 아니더라도 자기 밥벌이는 할 수 있었다"며 "현재 직장을 구하고 있는 자녀가 면접비, 의상 구입비 등으로 2천위안(약 24만원)을 썼지만 아직 보잘 것 없는 직장조차 구하지 못했다"고 푸념했다.
중국에서 직장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부모에 기대어 생활하는 청년을 일컫는 '컨라오족(간<口+肯>老族)'과 도시로 이주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베이퍄오족(北漂族)', 졸업 후에도 학교에 남아있는 '샤오퍄오(校漂族)'이 등장하고 있다.
또 대학 졸업생이 늘어남에 따라 대졸자의 평균임금이 크게 떨어져 다행히 직장을 구한 졸업생들도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대졸자의 월평균 임금은 지난 1998년 약 1천500위안에서 2003년에는 1천800위안으로 올랐으나, 지난 2년간 대졸자의 급증으로 임금수준이 크게 떨어져 월 1천200원 미만을 제시하는 회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비단 대졸자 뿐 아니라 일반 청년층의 실업문제도 심각한 수준이다.
15-29세 중국청년의 실업률은 9%로 중국 전체 실업률인 6.1%보다 2.9%포인트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특히 청년 실업자의 경우 1년 이상의 장기실업상태인 사람이 72%에 달했다.
중국에서 발표되는 실업률은 도시에 등록된 실업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농촌 청년들의 실업까지 고려하면 중국 청년들의 실질 실업률은 1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