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인터넷주가 최근 약세장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단시간내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마켓워치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증시 투자자들이 지난 6주간 해외 주식 매도에 주력했지만 중국 주식은 강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다우존스 CBN 차이나600지수는 올들어 거의 30% 가까이 올라 글로벌 주가 지수 중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나스닥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국 인터넷주는 특히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여행서비스 회사인 씨트립닷컴(Ctrip.com) 인터내셔널은 높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들어 주가가 70% 가량 급등했고 비디오게임 업체인 더나인(The9) 역시 60% 가까이 올랐다.
온라인게임 업체인 넷이즈닷컴이나 인터넷 채용업체인 51잡의 주가는 올들어 각각 45% 상승했다. 유명 포털사이트 소후닷컴이나 바이두닷컴은 30% 이상 올랐다.
이처럼 중국 인터넷주식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오르자 일부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미국 닷컴버블때와 비교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중국 경제가 성장이 둔화될 경우 소규모의 빠른 성장을 보이는 기업의 주가 움직임이 특히 부진할 수 있으며 만약 이 경우 2001~2003년 미국 기술주 버블 붕괴시 미국 닷컴 기업들이 폭락했던 것 처럼 중국 인터넷 기업이 가장 처음 매를 맞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한 씨트립닷컴이나 샨다 인터렉티브,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닷컴 등 일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상황이 매우 심각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우려했다.
씨트립닷컴의 PER은 올 실적 전망 기준 51배이며 바이두닷컴은 135배, 샨다는 55배 수준이다. 51잡은 PER 4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긴 하지만 이 역시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왈덴 인터내셔널의 창업자 겸 회장인 립-부 탄은 "중국 증시 전반적으로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버블 상태에 놓여있으며 인터넷주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탄을 포함해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 기술주 버블을 이끌었던 주 요인인 투기세력이 현재 중국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은행권의 공격적 대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정부의 대규모 지출 등은 중국의 유동성 버블을 초래했으며 여기에 중국 정부의 개입 및 대규모 무수익여신 문제 등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올림픽을 앞둔 수혜는 올림픽 이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1996년과 2000년 올림픽 개최지였던 애틀랜타와 시드니는 모두 올림픽 이후 투자 및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탄은 "향후 3년내에 (중국 인터넷 기업에게서) 미국에서 벌어졌던 일과 다르지 않은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해서 전문가들이 중국 기술업종에 대해 장기적으로 비관적 전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소비시장 확대 및 정보기술(IT) 분야 투자 증가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비관론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뉴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의 리차드 크램리치는 "우리는 중국에 대해 장기적으로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리스크가 너무 많이 지금의 열기를 지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다. 이번주 초 중국 정부는 통화공급이 2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은행들에 대출 확대 방지를 지시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