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장'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인력난에 신음하고 있다.
20~30대 대부분이 생산직 취업을 꺼리는데다 정부가 농촌진흥책을 강화하면서 고향을 떠나 멀리 대도시로 향하는 농민공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성시신보(城市信報)는 5일 대표적인 연해 공업 지역인 칭다오의 제조업체들이 겪는 심각한 구인난을 상세히 전했다.
칭다오의 한 해산물 가공업체는 전체 생산설비를 돌리는 데 필요한 4천500명의 인력 가운데 1천명을 구하지 못한 상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작업 특성상 여성 근로자가 많이 필요한데 인력난 탓에 한때 85%에 달했던 여성 근로자 비율이 현재 25%까지 떨어졌고 나머지는 남성 근로자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월급 2천위안(35만원)을 받는 사무직에는 지원자가 있어도 그 배인 4천위안을 받는 생산직은 지원자가 없어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심해져 칭다오의 한 중소 의류생산업체는 원래 필요한 인원의 절반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7~8년 전의 인력 상황과 현재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며 "현재 35명의 전체 근로자 가운데 20~30대는 단 2명에 불과할 만큼 일손이 귀해 지난 2년간 근로자를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한 기업들은 다양한 자구책을 펴고 있다.
상당수 대기업은 생산직 근로자를 전문적으로 물색하는 '정찰팀'을 구성해 전국의 농촌으로 파견하고 있다.
이들은 각지의 인력 상황과 희망 급여 등을 조사해 보고함으로써 회사가 더 많은 젊은이를 채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 지역에도 이미 적지 않은 기업이 문을 열면서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는 공장을 선호하는 농민공들을 채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류, 섬유를 비롯한 노동집약형 업종의 기업들은 자사 근로자가 고향에서 새 직원을 데려오면 상금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칭다오의 한 식품업체는 새 직원이 3개월 이상을 근무하면 소개한 근로자에게 500위안(9만원)을 주는 포상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해양대학 관리학원의 한 인력전문가는 "20~30대 대다수가 서비스업과 첨단기술산업으로 빠져나가고 정부의 농촌진흥정책에 힘입어 고향에서 창업하려는 젊은이가 늘면서 제조업체들의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그나마도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 최고 발달지역인 주장(珠江)삼각주와 창장(長江)삼각주 지역으로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남아 선호사상에 따른 중국의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여성 근로자 구인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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