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 열여섯 번째 이야기>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카모메 식당에 가고파'
영화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 Kamome Diner, 2006)’
코미디, 드라마(일본)
2007 .08 .02 102분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코바야시 사토미, 카타기리 하이리, 타르자 마르쿠스, 모타이 마사코
인생이란 연극의 클라이막스, 히로인들의 갈매기 식당
핀란드 헬싱키의 길모퉁이의 카모메(かもめ갈매기) 식당. 어린아이 같은 작은 체구의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사토미)가 경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커피와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한 달 째 파리 한 마리 날아들지 않는다. 그래도 꿋꿋이 매일 아침 음식 준비를 하는 그녀에게 언제쯤 손님이 찾아올까?
일본만화 매니아인 토미가 첫 손님으로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가 하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가타기리 하이리)가 나타나는 등 하나 둘씩 늘어가는 손님들로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더해간다. 사치에의 맛깔스런 음식과 함께 식당을 둘러싼 사연 있는 사람들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고 인생의 히로인으로 인생이란 연극의 클라이막스 같은 갈매기식당의 온기를 느껴보자.
▷사진. 글 프리랜서기고가 서혜정(
fish7173@naver.com)
여자나이 삼십대, 더 열정적인 다음 시간을 위해 정진하다
동그랗게 두 손을 모으고 밥알을 살살 모아모아 굴려본다. 모아진 밥의 모양을 잡아 김을 살짝 붙인, 카모메 식당의 소울 푸드는 바로 주먹밥이다. 맥도널드가 가장 겁내는 무서운 적이 편의점 삼각 김밥이라는 데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도 삼각 주먹밥=오니기리(おにぎり)를 먹는 필란드 사람들의 모습이 일본인의 소울 푸드에 모두 전염된 듯 가장 인상적으로 다뤄진다. 찰지고 따뜻한 밥을 두 손에 모으고 정성과 따뜻함을 고명으로 넣어 만든 오니기리는 큰 접시 하나 가득 담겨 각각의 개성과 사연을 가진 이들의 밥상에 올려 진다. 영화 ‘카모메 식당’이 주는 영화의 힘은 바로 오니기리를 함께 먹는 사람들이 따듯한 인간애로 모인 것처럼 모두를 포용하는 일본영화 특유의 따뜻함과 잔잔함에 있다.
맛있는 영화, 영화를 맛보다
choice 1.
상하이에서 맛보는 정통 사누키 우동과 초밥 도시락의 “사누키 타야 讃岐 田野”
맛있는 영화 ‘우동’에서도 소개되었던 ‘사누키讃岐 우동(うどん)’. 우동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일본인들의 우동사랑은 “사누끼讃岐 우동(うどん)요리학교”가 있을 만큼 자부심도 대단하다. 일본 사누키 지방의 밀가루를 직접 공수해와 만든 쫄깃한 면발이 자랑이다. 차가운 계절에는 버섯우동을 비롯해 건강과 맛을 살린 다양한 메뉴가 인기이다.
<おかめうどん (御亀饂飩) 65元>
다양한 버섯과 김, 어묵이 들어간 우동. 무엇보다 쫄깃한 면발에 푸짐하고 부드러운 버섯의 식감이 좋다. 점심 타오찬(套餐)을 시키면 초밥도시락이 함께 나온다.
<什锦乌冬面 58元>
국물 또한 끝내줘요~! 우동~하면 우선은 통통하게 입안에서 튀어 오르는 면발과 뜨겁고 깊은 우동 국물 맛이 떠오른다. 무를 비롯한 채소로 우려낸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좋은 우동.
▶주소: 仙霞路299호(远东国际广场)
▶전화: 021 6270 0253
▶오픈: am 11~pm4:00(오전11시부터 오후1시반까지는 점심메뉴가 따로 제공 된다)
choice 2.
메밀과 간장이 만들어 낸 최고의 “소바쇼 몬베에 そば処 紋兵衛”
메밀과 간장이 만나 이런 맛을 낼 수 있을까? 메밀(소바/蕎麥)가루로 만든 국수를 뜨거운 국물이나 차가운 간장에 무•파•고추냉이를 넣고 찍어 먹는 일본요리이다. 좋은 메밀일수록 색이 밝다는데 기다란 판에 넓게 펼쳐진 소바는 정갈하기까지 하다. 한손에 가득 쥐어지는 오니기리와 함께 먹는 다면 ‘끼니를 때우는’것이 아닌 ‘든든하게 한 끼를 ‘잘 먹었다는 포만감에 행복하다.
어떤 이들은 차가운 소바를 추운계절에 먹는 게 맞나? 할지도 모른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大晦日)에! ‘소바’를 먹는 풍습이 있다. 전통적으로 섣달그믐밤에 소바를 먹는 것은 장수의 의미가 있어서 매년 마지막 날이 되면 집집마다 소바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섣달 그믐밤에 먹는 소바, 기억해두었다가 상하이에서 소바와 함께하는 연말을 보내며 새해를 맞는 것도 재미난 푸드 스토리가 될듯하다.
<오오모리 세이로 소바 (大盛りせいろそば) 75元>
오오모리大盛り는 곱빼기 하는 뜻이다. 메밀을 좋아한다면 거침없이 곱빼기를 시켜보자. 그래도 남지 않으니. 소바 집에서 소바를 먼저 맛보는 건 당연하고 맛도 소문대로 당연히 맛있다. 길게~길게~ 쭈욱 풀어서 늘어놓은 모양새를 모면서 장수를 기원하며 먹는 그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이렇게 맛있는 소바를 양껏 먹으려면 오래살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기지 싶다.
<오뎅우동 (おでんうどん) 55元>
사누키 타야와 마주보고 있는 소바집이다 보니 소바 한 판, 우동 한 그릇을 오가며 먹어도 좋지만 엉덩이 무거운 애독자를 위해 따뜻한 우동하나 추천! 수제 어묵으로 만든, 이 초겨울에 딱 어울리는 맛이다. 버릇처럼 ‘따바오’를 외쳤지만 아쉽게도 면발이 붇다보니 포장은 어렵단다. 다시 오는 수밖에 없다.
▶주소: 仙霞路299号(远东国际广场)
▶전화: 021 6228 8331
▶오픈: am11:00~pm2:00 pm 6:00~자정너머까지.
choice 3.
미식가를 위한 영화 세트장 같은 그곳, “신토리(新都理)”
미로 같은 대나무 숲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멈칫하게 되는 단단하고 커다란 문 앞에 서게 되고, 어찌 문을 열어야하나 두리번거리는 순간 스르륵 열리는 문을 따라 들어가면 웅장한 스케일의 요리 영화 세트장 같은 레스토랑에 압도된다. 원래 극장이었던 곳이어서 그런지 오픈된 키친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셰프의 움직임과 섬세하고 세련된 분위기, 스타일리쉬하게 나오는 스시와 다양한 디자인의 사케 잔을 고르게 하는 서비스는 단연 독특하다.
<特選壽司 260元>
▶주소: 巨鹿路803호
▶전화: 021 5404 5252
▶오픈: 평일 pm 5:00~11:00
주말 am 11:00~pm2:00 pm 5:3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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