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에서 발행되는 개혁 성향 주간신문 남방주말(南方週末) 기자들이 6일 밤 마침내 파업에 들어갔다. 중국 내 언론인 학자 등 수백명은 언론 자유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고 남방주말 사옥 부근 도로에서는 파업을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의 꿈(中國夢)’을 주제로 한 이 신문의 지난 3일자 신년 특집호가 당국의 검열에 의해 내용이 크게 바뀐 뒤 이를 둘러싼 반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주요 언론사가 정부 검열에 맞서 파업을 벌이기는 20여년 만에 처음이다. 집권 이후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남방주말 기자들은 6일 밤 회사 경영진이 공식 웨이보 계정에 “문제의 신년 특집 기사는 직원들이 쓴 것”이라면서 당국의 검열을 부인하는 성명을 올리자 파업을 결정했다. 이들은 별도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이러한 주장은 당국이 경영진을 압박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앞서 지난 3일 웨이보 성명을 통해 “당국이 개입해 신년 특집 제목과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고 성토했다. 신년호 2면에 실린 ‘신년 헌사’의 제목이 원래 ‘중국의 꿈, 헌정(憲政)의 꿈’이었지만 최종판에서는 ‘우리는 어느 때보다 꿈에 더 다가서 있다’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뒤 전직 기자와 인턴들의 항의 성명이 이어졌고 지난해 이 신문에서 1000건 이상의 기사가 당국에 의해 삭제되거나 수정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특히 중국 내 언론인, 학자, 기자, 네티즌들은 언론 자유 제한과 검열에 항의하며 온라인 서명에 나섰다. 7일 낮에는 남방주말 사옥 부근에서 언론 자유 옹호자들이 시위를 벌였다는 글이 웨이보에 올라오기도 했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에 대해 “중국 매체의 발전은 중국 현실과 상응할 때만 가능한 것”이라며 “언론 개혁은 중국 전체 개혁의 일부분으로 언론이 중국의 ‘정치 특구’가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