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시 당국이 올해 푸둥(浦東) 신구에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가 국제무역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는 장기 목표하에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키며 홍콩을 위협하는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양슝(楊雄) 상하이 대리 시장은 27일 14차 상하이 인민대표대회에서 “세관의 개입 없이 상품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가공·수출되는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하겠다”며 “중앙정부에 자유무역지대 설치를 위한 승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이 계획이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중국의 첫 자유무역지대가 된다고 전했다.
상하이는 자유무역지대 건설의 첫 단계로 상품을 수입·수출할 때 관세 부과가 유보되는 지역인 보세구역을 푸둥지구 전체로 확대한다. 상하이는 양산항구 보세구역과 와이가오차오 보세구역, 푸둥공항 보세구역을 통합한 종합보세구역을 중심으로 자유무역지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준비해 왔다. 푸둥지구의 동부에 있는 이 종합보세구역의 무역량은 2012년 1000억달러를 넘어 중국 본토에서 가장 높다. 상하이는 향후 5년간 150개 이상의 다국적기업들의 지역본부를 이곳에 끌어들일 계획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자유무역지대의 규모가 충분하고 경쟁력 있는 세제 및 금융 정책이 실행된다면 상하이가 홍콩의 경쟁상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상하이가 홍콩을 5년 안에 따라잡을 것인가’를 묻는 이 매체의 온라인 여론조사 결과 그 가능성은 50 대 50으로 나왔다.
상하이는 금융부문에서 이미 홍콩을 턱밑까지 쫓아왔다. 중국은 2009년 3월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금융센터와 무역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금융 분쟁을 처리하는 사법 절차를 단축시키고 상하이 A지수에 외국 기업들이 등록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의 국제금융센터의 입지에 관한 2011년 평가 결과 상하이는 2008년 30위권에서 2011년 5~6위로 급상승해 3~4위였던 홍콩을 바짝 따라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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