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탄 온라인뉴스]
(::병고치기 힘들고…교육비 감당 어렵고…집값 비싸고::) 얼마 전 중국의 중앙방송(CCTV)에서는 난치병에 걸렸지만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결국 죽음을 맞은 한 여자아이의 사연 이 전파를 탔다. 이 여아의 어머니는 “부잣집에 태어났다면 병 원에도 가고 행복하게 살았을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엄마의 눈에는 눈물도 말라 있었다.
드라마 같은 이런 사연은 실은 중국에서는 흔한 일이다. 중국의 언론에는 하루에도 몇건씩 이와 유사한 최루성 화제들이 쏟아져 나온다. 13억 인구 가운데 8억 농민을 포함해 국민의 대다수가 아플 때 병원비를 어떻게 조달해야 할지에 대한 공포감을 가진 적이 있다는 비공식 보고도 있다. 특히 사회보장을 받지 못하는 1억2000만명의 농민공(農民工)들에게는 ‘아프지 말자’는 게 삶 의 목표처럼 돼 있는 현실이다.
최근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한 소녀가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시민들이 재현한 ‘톈안먼(天安門)광장의 국기게양 식’을 접하고 평생의 소원을 이뤘다는 ‘중국판 마지막 잎새’ 얘기는 사실 돈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먼나라 얘기일 뿐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 주신웨(朱欣月)양은 자신의 꿈을 이뤘을 뿐 아니라 결국 베이징(北京)에서 무료로 수 술까지 받은 ‘희극’ 속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교육비 문제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서민들에게는 자녀의 학교 보 내기가 이만저만한 걱정거리가 아니다. 이들 사이에는 대학교육 은커녕 의무교육인 중고등 과정도 힘에 부친다. 학교에 가지 못 할 경우 이들은 농촌의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나 대도시의 농민공 으로 불법취업하거나 도시 부랑아가 되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 다.
중국 공산당이 의료비와 교육비, 그리고 집값을 ‘민생 난제’로 선정하고 그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돌연한 일 이 아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오는 7월 1일 공산당 성립 85주년을 맞아 ‘병 고치기 힘들고(看病貴), 학교 보내기 어렵 고(上學難), 집값이 비싼(房價高)’ 현실을 넘어야 할 3대 민생 과제로 삼아 그 해결을 위해 진력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지난 3월 전인대와 정협 등 량후이(兩會) 때부터 높은 의료 비와 교육비 문제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최대 민생의제로 간주 돼왔다. 여기에 최근 신종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부동산값이 새 로운 의제로 떠오르면서 이들이 3대 민생난제로 다가온 것이다.
이 같은 의제 선정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고속 경제성장에 따 른 도농격차 및 계층간 위화감이라는 사회불안 요인이 늘어나는 것과 때를 같이 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징의 한 정책전 문가는 “3대 민생난제 가운데 의료비와 교육비 문제는 중소도시 와 농촌사회를 겨냥한 것이고, 집값 문제는 대도시 서민을 의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 3대난제 해결을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 즉 ‘무형공정(無形工程)으로 명명했다. 이미 중국 국무원 산하 발 전개혁위원회는 앞으로 2년 이내에 주요 약값을 대폭 낮추겠다고 선언했고, 진런칭(金人慶) 재정부장(장관) 역시 2년 내 농촌지 역 중학과정까지의 모든 교육비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