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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경쟁하는 중국사람들

[2013-02-27, 09:37:34] 상하이저널
[신동원의 상하이리포트]
"런 뚜어(人多)"

중국에서 중국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에 하나가, ‘런 뚜어’(사람이 많다)이다. 뭔가 궁금하거나 중국은 참 독특하다는 질문을 하게 되면, 거의 이 대답을 듣는다. 사람이 많기에 별의 별 일이 생기고, 사람이 많기에 컨트롤도 안되고, 사람이 많기에 국가가 다 책임질 수 없다는 거다. 거꾸로 얘기하면, 중국인들은 이미 국가가 개개인의 삶을 책임져질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13억의 중국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인구 통계가 많이 늦는데다가, 1가정 1자녀 출산 정책으로 출생신고를 안 하거나 편법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출생 신고를 안 하면 이름도 없이 살아가야 하나? 그렇지는 않고, 죽은 사람의 호적을 이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죽은 자가 부활한 거다.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다. 어쨌든 실제 인구는 14억에 가깝다고 한다.
 
“바늘구멍 취업시장”

대학에 들어온 것 자체가 고단한 행군이었는데, 취업시장은 더 좁다. 북경이나 상해의 명문대에 들어온 학생이라면, 지역 성(한국의 전체 인구와 맞먹거나 더 큰 인구로 이루어져 있음)에서 정말 날았던 학생들인데, 이러한 학생들 조차도 취업 경쟁의 예외일 수 없다. 어떤 대졸자는 학교는 중국 북방도시 산동에서 졸업했는데, 구직을 할 때는 남방 도시 광저우에서부터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서 면접을 보기를 반복하여, 겨우 대련이라는 북방 도시에서 일을 잡았다고 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은 9.4%이지만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실업률은 더 높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지만, 중국이 더 심한 것 같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한 편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거다. 중소기업 얘기나 3D 일을 주로 하는 직종 얘기가 아니다. 중국에는 해마다 수백만의 대졸자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중에 정말 쓸모 있는 인재가 드물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뽑고 또 뽑고를 반복하고, 개인 입장에서도 1년 단위로 회사를 바꿔 다니기도 한다. 중국의 취업시장은 경쟁률 자체의 문제도 크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는 교육의 문제 또한 커 보인다.
 
“공무원이 될래요”

최근 중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 공무원이다. 한국에서도 초등학생에게 꿈이 무엇인지 설문을 받으면 공무원이 1위 선호도라 들었다. 이유는 약간 다르지만, 중국에서도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호했었는데, 요즘은 공무원 혹은 국영기업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월급은 적지만 보너스를 많이 주고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이기 때문이다. 매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수 백만 명이 넘는데, 제일 선호도가 높은 부문은 경쟁률이 4080대 1이다.

공무원이 되려는 또 다른 이유는 돈과 권력을 모두 거머쥘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위 공무원의 월급은 용돈일 뿐이고, 부수입이 어마어마하다. 권력을 이용해 수십 개의 기업을 소유했다는 사람도 있고, 한 공무원이 집의 인테리어를 하는데, 집 골조 빼고 모든 가구와 자재가 모두 협찬으로 해결되었다고 한다. 공무원이 연예인인 셈이다. 뒤 돈이 많다는 세무국과 세관이 특히 인기 직종이다.

중국의 거리에서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시민을 쥐 잡듯 잡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교통 경찰이 점점 친절해지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 많다. 한국의 경찰은 매맞는 경찰이지만, 중국의 경찰은 권력자다. 중국은 아직 경찰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공무원에 대한 집착이 큰 지도 모르겠다.

공무원들은 일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나 난다. 중국의 공무원들은 보스를 위해 일한다. 일의 성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스를 얼마나 기쁘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영기업과 일을 해 보면 이러한 관행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담당자와 얘기할 때는 매우 수동적이다가, 보스가 회의에 들어와 무언가 지시를 하면, 관련부서 직원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그러고는 매우 적극적으로 발언을 한다. 보스를 기쁘게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삶 자체가 전쟁터”

중국에서 서민의 삶은 전쟁과도 같다. 시골에 아이를 노부모에게 맡기도 무작정 돈을 벌러 상경한 사람들, 시멘트 골조 상태 그대로 월세를 얻어 집단 주거 생활을 하는 하층민들. 심지어,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자동차를 몇 대씩 굴리는 엘리트 층에게도, 중국에서의 삶은 전쟁터다. 언제 누가 내 코를 베어갈 지 모른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살아야 하기에 스트레스 정도는 극에 달한다. 믿을 것이 ‘나’ 와 ‘돈’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양육강식의 완전 자본주의 나라다. 국가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은 그저 ‘박제’가 되어 버렸다. 그것이 이상하거나 누군가에게 항의를 할 사안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면,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나는 비록 달이지만 해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야 하며, 내가 믿을 수 있는 현금과 돈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중국에서의 삶은 참으로 고달픈 경쟁의 삶이다. 여느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경쟁적이고, 여느 사회주의 국가보다 사회 보장제도가 아직은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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