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13일 국가주석·국무원 총리 등 최고 지도자 선출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14일 국가주석으로 공식 선출돼 중화부흥의 야심찬 도전에 본격 나선다.
중국 헌법 3장에 따라 전인대 주석단은 지난 12일 장더장(張德江) 상무주석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국가주석 등의 후보자 명단을 확정했다. 주석 선출은 전인대 주석단이 후보자 명단을 제출하고 전인대 각 지역·직능별 대표단이 심사한 뒤 투표하는 구조다. 하지만 명단은 당 중앙위원회와 정치국에서 사전에 결정되는 만큼 투표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지난해 11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에 오른 시진핑이 국가주석과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자리까지 거머쥐어 국가통수권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
중국 혁명을 일군 마오쩌둥(毛澤東) 초대 주석 등에 이어 7번째 주석이다. 시 신임 주석은 전인대 폐막일인 17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가주석 자격으로 첫 연설을 함으로써 공식 업무에 들어간다.
시진핑 정부의 개혁 청사진은 올 하반기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중앙정책연구실 스즈훙(施芝鴻) 부주임은 13일 홍콩 문회보(文匯報)와 인터뷰에서 “중국 고위층이 이미 많은 개혁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과거 30년간 역사를 볼 때 전반적인 개혁 계획과 로드맵, 시간표는 올 하반기에 예정된 공산당 18기 2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8기 3중 전회)에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총서기는 주석에 등극하면 법률을 공포하고 특사령, 계엄령, 선전포고, 동원령 등을 공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국가주석은 1954년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제정 이후 실권 없이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역할에 머물렀다. 당이 권력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극좌 사회주의운동인 문화대혁명(1966∼76)이 한창이던 1975년에는 폐지되기도 했다. 이후 개혁개방을 주도한 덩샤오핑(鄧小平) 집권기인 1982년에 부활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거쳐 장쩌민(江澤民) 주석 집권 이후부터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 등 당권과 군권까지 모두 장악하는 실질적인 국가 최고 지도자로 탈바꿈했다.
14일에는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와 리위안차오(李源潮) 전 당 중앙조직부장이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국가부주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리위안차오가 부주석에 선출되면 1998년 룽이런(榮毅仁) 부주석 이후 처음으로 비상무위원이 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15일엔 총리와 최고인민법원장, 최고인민검찰장이 확정되며 16일에는 국무위원, 부처 부장(장관) 등 인선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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