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일까. '4강 청부사' 거스 히딩크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16강 문턱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만난다.
호주와 이탈리아는 서로 그리 잘 아는 상대는 아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과 이탈리아는 낯설지 않다. 4년전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과 함께 16강전에서 '아주리의 푸른 물결'을 넘었던 기억을 지니고 있다.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어게인(AGAIN) 2002'를 외칠 만하고 이탈리아로서는 '타도! 히딩크'를 목놓아 부를 만 하다.
2006년 독일월드컵 F조 최종전에서 호주는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하며 크로아티아(2무1패)를 밀어내고 3전 전승의 브라질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다. 32년만에 진출한 2번째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감격을 누린 호주. 16강 상대는 같은날 체코를 누르고 E조 1위를 움켜쥔 이탈리아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4년전 한국대표팀 감독 시절 이탈리아를 충격과 슬픔에 빠뜨린 바 있다. 그 경기는 히딩크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이 최고의 성과를 낸 경기이자 한국 축구 역사상 잊을 수 없는 명승부중 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16강 문턱서 이탈리아를 만난 히딩크 감독. 그가 4년전 영광을 재현하며 또 한번 이탈리아 전역을 비탄에 잠기게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