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경고등이 켜지며 이상 신호를 보내왔던 중국 제조업이 경기 위축선 밑으로 내려 앉았다. 이는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고 여겨졌던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SBC는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9.6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뜻한다. HSBC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49.1을 끝으로 11월부터 경기확장을 의미하는 50 이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4월 HSBC 제조업 PMI 확정치는 50.4로 떨어져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특히 신규 수주 지수는 5월 예비치에서 49.5로 떨어져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중국 제조업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취훙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5월 HSBC 제조업 PMI 예비치 둔화는 외부 수요 부진과 함께 내수 증가세 둔화가 반영됐다”면서 “이 같은 흐름이 오는 2분기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서비스업 경기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제조업 PMI와 더불어 주춤거리고 있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비제조업 PMI는 54.5를 기록해 전월대비 1.1 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PMI는 1월 56.2를 기록했다가 춘제(설) 연휴가 있던 2월 계절적 영향으로 54.6으로 낮아진 뒤 3월 잠시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4월 다시 하락했다.
이를 반영하듯 올 1∼4월중 중국 지방국유기업 순이익도 전년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재정부에 따르면 1∼4월 전체 국유기업 누적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3% 증가한 6891억3000만 위안(약 126조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앙기업의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2.8% 증가했지만 지방 국유기업은 전년동기 대비 14.7% 감소했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국무원 산하 국자위 관리감독을 받는 중앙기업과 지방정부의 관리감독을 받는 지방국유기업으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지방국유기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제조업, 비제조업 경기가 하락세를 보이고 지방 국유기업 수익률마저 부진하자 시장에서는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기방지 대책 완화를 비롯해 신(新)도시화 정책 강화, 고정자산투자 확대 등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