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융시장 자금경색 심화
최근 중국내 은행간 콜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의 신중한 통화정책으로 자금 시장 불안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소형 은행의 단기자금 청산 실패 등으로 6월초부터 상승한 상하이 은행간 콜금리(SHIBOR)가 6월 20일에는 11.0%로 급등(1주일물 기준)하는 등 단기금융시장에서의 자금경색 현상이 심각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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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간 콜금리 추이(%) *자료: CEIC |
이번 단기 금리 급등은 결제자금 부족으로 일부 중소형 은행의 은행간 자금 청산 시한 연장 신청(5월 30일)과 청산 실패(6월 5일)로 촉발됐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의 자산관리상품(Wealth Management Product)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은행의 자금조달 루트가 줄어든 반면, 단오절(6월 10~12일) 등에 따른 자금 수요가 급증해 단기자금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요 국유은행의 채권 입찰이 미달하거나 발행 금리가 상승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특히 국채 입찰은 계획 물량 150억위안 중 95.3억위안만 성공해 23개월 만에 처음으로 미달했다.(6월 14일) 인민은행은 올해 3월부터 기존의 유동성 공급수단으로 활용하던 역RP거래를 중단한데 이어, 단기 자금경색 현상이 뚜렷한 6월 중순 이후에도 통안채 발행을 통해 소폭의 유동성 흡수조치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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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RP 거래(亿元, 월별) 통안채 발행(亿元, 월별) |
2012년~2013년 2월 중 역RP 거래 규모는 7.4조위안이며, 이달(6월) 18일과 20일 발행한 통안채 규모는 140억위안이다.
신중한 통화정책, 경제개혁 의지 천명
이는 최근의 대내외 경제 환경에 대처한 단기 경기부양 보다 산업 구조조정 및 구조적인 과잉 유동성 해소 등 경제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경제는 소비와 제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주춤한 가운데 소비자물가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급격한 통화 긴축 필요성은 제한적이다.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전체 14.3%에서 올해 1~5월 12.6%로 둔화됐다.(5월 12.5%). 산업생산 증가율도 지난해 전체 10.0%에서 올해 1~5월 9.4%로 둔화됐다.(5월 9.2%)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전월 2.4%보다 안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올해 당국의 억제 목표치 3.5%를 크게 하회했다.
구조적 과잉 유동성 문제 직면
그러나 중국정부는 경쟁력이 낮은 저부가가치 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시켜 성장방식 전환과 산업 고도화를 추진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그동안 누적된 과잉 유동성의 해소에 대한 정책적 노력도 강화하고 있다. 국무원은 단기자금 경색현상이 고조된 6월 19일, 상무회의에서 경제모델 전환 및 금융재원의 분배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차 확인했다. 인민은행도 6월 24일 성명을 통해 최근의 단기자금 경색 현상에 대해 은행들의 효율적 자금과 자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해 큰 폭의 유동성 공급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과거 1909년 금융위기 직후와 같이 무분별한 통화 공급으로 경제개혁이 퇴보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7대 신흥산업 등 핵심 분야에 금융지원을 집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특히, 최근 5년간(2008~2012년) 중국의 연평균 총통화 증가율은 18.7%로 인도(13.8%), 멕시코 (10.6%) 등 주요 신흥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구조적 과잉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단기자금 경색현상 장기화 되지 않을 것
현재 단기자금 경색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을 것이나 정부의 중장기 핵심전략과 단기 경기부양 필요성간의 상충이 다방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 조만간 은행간 콜금리 급등세는 완화될 것이나 구조개혁에 대한 정부의지를 감안할 때 향후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통화완화 조치의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과거에도 은행간 콜금리 급등 현상은 대내외 경제여건에 따라 주기적으로 발생한 바 있으며, 대부분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 및 시장의 자율 조절 등으로 1~2개월 내에 해소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림1>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통화당국의 의지가 강력하고, 은행이 판매한 자산관리 상품의 3/4분기 만기도래 규모 등을 감안할 때, 단기 금리가 안정되는데 어느정도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HSBC, 中 신중한 통화정책 긍정적 평가
또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신정부의 경제개혁 강화로 인한 다방면의 정책적 리스크가 단기 성장률 둔화를 초래할 여지가 상당히 높다. 지난해말 시진핑의 반(反)부패 강조가 현재 소비 위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그 밖에도 정부의 중장기 핵심 정책과 단기 성장간의 충돌 위험이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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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소매판매 및 기업 요식비 증가율(%) *자료: CEI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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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핵심 정책과 단기 성장간 상충 |
2분기 성장률이 1분기에 비해 둔화되고, 하반기 회복력도 약화되어 올해 전체 성장률이 지난해(7.8%)에 다소 못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주요 IB들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 추세다. (IB 성장률 전망치: 2월 8.1%→5월 7.8%→6월 7.7%) 단, 올해 전체로는 당국의 목표치 7.5%에 부합되거나 이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 예상되어 경제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특히, 일부에서는 현재 정책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HSBC는 중국정부의 신중한 통화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1~2년 동안 개혁을 순조롭게 추진할 경우 2015년부터 개혁의 성과가 가시화되어 중국 경제가 더욱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韩 기업, 자금조달 루트 다변화와 효율적 분배 시스템 구축 필요
한편, 3만개를 상회하는 중국진출 국내 기업(은행)은 중국정부의 산업고도화 정책에 대비함과 동시에, 구조적 유동성 감소 가능성에 유의해 자금 조달 루트 다변화 및 효율적 분배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은행)은 채권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 루트를 다변화하는 한편 구매(지급)와 판매(수납)기간의 Mis-Match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금융코스트가 높고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는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향 매출을 활용한 공급자 금융 등 금융상품 활용이 대안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치훈(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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